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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먹기위해 살기 Feb 27. 2020

40대가 스타트업 창업을 하기 어려운 이유 6가지


  40~50대 비자발적 퇴직자가 약 50만명에 육박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대기업에 다니던 퇴직자는 전문기술(스페셜리스트)보다는 관리업무(제너럴리스트)를 하다가 퇴사를 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창업을 위한 전문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출처 :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200216010009175


  전문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얼마전 까지 40대 이상의 창업은 자영업 혹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흔히 치킨집 창업)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2019년부터 40대 이상에게도 스타트업(혁신성장형 창업) 창업 지원금을 제공하였다.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0대 이상은 혁신성장을 하는 주체가 안 되도록 막는 것처럼 느껴지는 나이제한을 풀었으니, 몇년 후면 우리 곁에 40대, 50대 스타트업 대표들이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40대가 되고 나니, 스타트업 창업을 하려고 마음먹은지 2년이 지났지만, 실행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내 스스로 판단할 때 실행력을 기반해서 '맨땅에 헤딩'이 장점이라고 생각했었지만, 40대인 나를 돌아보니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것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관련해서 주변의 40대 이상의 사람들과 이야기 한 내용과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40대가 20대보다 스타트업 창업을 하기 어려운 이유를 적어보려고 한다. 


  40대는 20대와 다른 특징 4가지를 가지고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첫 째, 당장 돈을 벌어야 한다. 40대 이상의 꽤 많은 사람은 가정을 이루고 있다(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평균을 놓고 보면). 자녀의 학원비, 가족의 식비, 개인 차량 유지비, 여가생활 등을 벌기 위해서 매달 수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초기 수익모델이 매우 약한 것이 현실이다. 40대에게는 당장 2달 후 매출과 수입을 만들기에는 치킨집 창업이 용이할 수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 차원에서 자영업은 바로 현금 회전이 되기 때문에 더 안전한 창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출추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510171956533753



  둘 째, 조직문화 및 인간관계에 대한 순응하는 교육을 받아왔다.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처음 입사를 하면 조직에 적응하고, 조직과 사회에 단점에 있으면 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 단점을 감안해서 업무를 하도록 훈련받았다. 그 걸 잘 하는 사람이 좋은 고과를 받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삶을 살아왔다. 이 세상의 단점에 순응하는 희생이 당연한 것이였다. 그러나, 사회, 회사, 가정 등의 생활에서 가지고 있던 문제점(pain point)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안(solution)을 정의하는 것에서 스타트업은 시작한다. 문제를 찾아야 시작 할 수 있으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으며 사는 것을 권장받으며 살다보니, 문제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의적 사고방법(logical thinking) 등을 통하는 방법이 있으나, 그건 본문의 흐름 상 다음 기회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출처 : https://www.dream.go.kr/dream/employ/boardInfo.do?menuSeq=10675&groupSeq=1



  셋 째, 세상 돌아가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사회생활, 직작생활 10년 이상 하다보니 대한민국에서 돈이 흘러가는 구조를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규모의 경제, 바잉 파워)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40대는 대기업이 하지 않는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느껴지게 된다.  아이템을 찾더라도 그 아이템에는 단점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비즈니스의 흐름을 볼 줄 아는데, 아이템을 놓고 보니 돈을 벌 수는 있을 것 같지만, 그 아이템을 구현하는데 단점들이 많이 보인다. '이건 이래서 안 좋고, 저건 저래서 위험하고, 그건 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다른 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러다보니, 창업을 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기가 조심스러워진다. 앞에서 이야기한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제품 선택 속성 혹은 브랜드 선택 속성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좋은 기능의 제품을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단점이 최소화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 '갤럭시 핸드폰은 터치 반응속도가 아이폰보다 느려.' 라는 이유 하나로 아이폰을 선택하거나, '위치가 멀어서 가기 귀찮아'라는 이유로 조금 더 가격이 비싼 식당(혹은 편의점)을 선택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단점이 상대적으로 큰 것(불확실성)에 퇴직금(노후자금 혹은 생활비)을 베팅(betting)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넷 째, 40대는 안정을 추구한다. 다른 말로, 40대는 기성세대가 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 개인의 삶이라는 바운더리 안에 가정이 생기기 때문에 20대의 삶과는 다르게 된다. 그 결과 20대의 에너지와는 다르게 된다. 새로운 일로 야근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예측 가능한 일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저녁시간이 되면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자녀의 문자 몇 통 받아보면, 그 일이 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하게 된다. 야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스타트업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다섯 째, 회사 막내가 하던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주임, 대리를 거쳐서 차장, 부장급 위치에 가게 되면 단순 복잡한 일은 하기 싫어진다. 그리고 해본지도 오래 됬다. 그런 것을 다시 할 생각하니, 하고 싶지 않아질 수 밖에 없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 up) 창업은 작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시작할 때부터 그런 업무 담당을 채용할 수 도 없다보니, 결국 대표가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스타트업 창업을 안하고 싶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된다.



출처 : https://www.cleanpng.com/png-lean-startup-learning-feedback-measurement-startup-4665390/



 마지막 여섯 째, 체면이 중요하다. 우리는 유교문화에서 성장하였다. 특히나 이웃과 가깝게 살아오다보니, 남이 뭘 하는지,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입는지, 옆 집 차가 뭐고, 부모 직업이 뭔지 관심이 많았다. 그러기에 체면이 중요하다. 대기업 다니다가, '체면이 별로인 분야의 일을 하느니, 돈이라도 벌자' 라며 자영업에 뛰어든 분들을 많이 봤다. 물론, 이제는 스타트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대중화 되고, 보편화 되었지만, 폼나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우리내 마음 속에 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40대 모두가 위의 6가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6가지 이외의 다른 이유가 있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편화 될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5천여명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를 기반해서 40대인 개인적 경험을 함축시켜서 정리하여 보았다. 그러나, 반대로 40대가 20대보다 스타트업에 더 적합한 이유가 있다. 40대가 반드시 스타트업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다. 그 것은 다음 편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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