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년 12월 말쯤 올해는 어떤 좋은 영화가 있었나 되돌아보며 그 해를 마무리할 것이다. 나도 역시 그렇다. (물론 지난 2년은 그러하지 못했지만 ... ) 특히 올해는 가장 많은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했던 해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물론 그 기록은 계속해서 갱신될지도 모르지만!
매년 개봉하는 영화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 영화를 다 보기는 힘들다. 상영기간을 놓쳐서, 그 영화가 끌리지 않아서... 혹은 볼 수 있는 극장이 없어서 등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그래서 항상 이 글을 쓸 때면 기준을 세운다.
1. 2018년 1월 1일~12월 27일에 극장에서 정식 개봉했을 것!
2. 내가 관람한 영화만 목록에 넣을 것!
그래서 어떤 누군가가 재밌게 본 영화가 목록에 없다면 그것은 내가 그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재밌게 보지 않았다는 뜻이 될 거다.
아 그리고 매년 한국 영화와 외국영화를 합쳐 10개만 뽑았지만 올해부터는 15개를 뽑기로 했다.
그럼 (제 기준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 15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엄청 재밌게 봤던 영화는 드물었다. 대신 여운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영화가 많았다. 1위와 2위에 랭크된 <팬텀 스레드>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사랑'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었지만 결국 두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여 각각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여 볼 수 있는 영화였다. 3위에 랭크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영화를 좋아하거나 영화 촬영 현장 경험이 있는 누군가라면 재밌고 감동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포스터는 B급 공포,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다. 영화 현장에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영화를 완성시키기 위한 모든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을 재미있게 담아낸 영화였다. 4위에 랭크된 <소공녀>는 돈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음... 직업이나 꿈 등등)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마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공감되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담아냈고 슬프면서도 큰 위로를 받았던 영화이다. 꿈을 좇는 모든 이들이 좋아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5위의 <죄 많은 소녀>는 상업영화 못지않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잘 담아낸 영화였다. 같은 반 친구의 죽음으로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주인공 영희가 답답하고 억울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거기서 영희는 상처를 받고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영화는 이 과정을 음악과 이미지 그리고 배우의 연기로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그 외에 8위의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가정 폭력'이라는 소재를 영화 전체 리듬에 입힌 느낌이었다. 마치 내가 당사자가 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들과 똑같은 감정을 '체험'하는 영화였다. 10위의 <델마>는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이후 가장 무섭고 섬뜩한 소녀의 성장기였다. 북유럽이 주는 특유의 차갑고 서늘한 이미지와 독특한 영상미는 이 영화를 더욱더 신비롭고 초현실적으로 보이게 했었다. 12위의 <PMC: 더 벙커>는 김병우 감독의 뚝심과 노력이 빛났던 영화였다. <더 테러 라이브>때와 비슷하게 밀폐된 공간 안에서 교차편집과 사운드를 통해 긴장감을 구축하고 여기에 독특한 촬영과 액션 장면은 엄청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내년에 개봉하는 기대작들이 벌써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영화들이 즐거움을 줄지도 기대됩니다. 다가올 2019년에도 건강해서 그 영화를 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