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최고의 기대작(물론 외화 개봉작 중)이었던 <아쿠아맨>을 시사회로 하루 먼저 관람했다. DC 코믹스의 영화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마블 코믹스에 너무 밀리고 영화들의 성적들 또한 시원찮은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번 영화의 흥행 성적은 물론 좋은 평가까지 받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개봉이 가까워질수록 호평을 받고 있다는 좋은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번에는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을까?'하는 기대와 함께 영화를 봤다.
등대지기 아버지와 바닷속 아틀란티스 왕국의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 평범한 인간들과는 다른 그는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엄청난 힘을 지닌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 살던 동네에 해일이 덮치고 이것이 자연재해가 아닌 아틀란티스의 왕자 옴(패트릭 윌슨)이 육지와 바닷속을 하나로 다스리기 위한 계획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아서 커리는 이 사실을 경고해준 바닷속의 또 다른 왕국인 제벨 왕국의 공주 메라(엠버 허드)와 아트란티스로 향한다. 하지만 아서 커리의 이복형제인 옴은 그를 반기지 않고, 아서와 메리는 전설의 무기인 삼지창을 찾아내 바닷속 왕국 전체를 다스릴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 옴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하는데...
우선 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눈부셨던 것은 바로 바닷속 세계를 그린 비주얼이었다. 마블에서도 아직 시도하지 못한 바닷속 세계를 화려한 색채감으로 완성시켰다. 덕분에 기존의 'DC 영화'가 가지고 있던 어둡고 음울함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DC 유니버스를 그린 느낌이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바닷속 왕국들의 전투신에서 색채가 풍부해지는데 마치 마블에게 '우리도 이렇게 만들 수 있어!'라고 외치는 느낌이었다. 인상적인 장면을 뽑자면 아서와 메라가 트렌치 왕국으로 들어갈 때 보여주는 비주얼이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장면은 짧은 분량임에도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제임스 완'감독이었기에 가능했던 장면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가장 큰 아쉬움은 '히어로'영화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DC 영화의 이미지에 탈피하여 새로운 도약을 했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있으면 판타지, 모험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 바닷속 왕국들의 전쟁, 해저 생물들의 등장, 전설의 무기를 찾아가는 여정 등 특정 장면과 소재는 다른 히어로 영화와 비슷한 문법을 따르지만 결국 나에게 보이는 이미지는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 영화였다. 누군가는 '히어로 영화에 이런 장면이!' 하면서 새롭게 느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까웠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아쿠아맨'의 첫 솔로 영화임에도 밋밋하고 흥미진진한 전개가 아니었다. 특히 영화가 전설의 삼지창을 찾으러 가는 여정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기에 '아쿠아맨'이라는 인물에 대한 설명을 이미지와 사건 보여주기만으로 대체한다. 그렇기에 나한테는 아쿠아맨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쿠아맨> 역시 DC 영화가 주는 '유치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영화에서 잠깐 등장했던 빌런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나 아서와 메리 옴 등 인물들의 의상이 생소함이 주는 신비로움이 아닌 이질감에 가까웠다.
결론적으로 이번 영화는 비주얼만 본다면 성공했지만 DC 유니버스에 어울리는 히어로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 거대한 수중 세계의 판타지 모험 영화로만 보이는 게 아쉬운 영화였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실망이 큰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흥행 성적이 좋아 차후 DC 유니버스 영화들이 계속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영화가 끝나고 제목이 나온 뒤에 쿠키 영상 있음)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
히어로가 주인공인 걸 잊게 되는
거대한 수중 세계의 판타지, 모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