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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저 승진했습니다

승진, 기쁨과 부담의 혼재

by beyond eyes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서 이야기를 안할까 싶었지만, 별다른 SNS를 하지 않아서 여기에라도 한 번 적어봅니다.

yuQkWy62nbjgnDHdYsSXs7UKfhZL50EafWtfx_CCYf2dWJoUOUkjRSZUl0XMElnPLEBiP57cxSmhrcYg1Vuerg.webp 모르는 분입니다...그냥 승진이라 구글링 하니까 이분이 나오네요...


저희 회사는 입사 8년차가 되면 심사를 거쳐 선임 (사원-대리 통합 직급)에서 책임 (과장-차장 통합 직급)으로

승진 대상자를 선별합니다. 승진 누락자도 많고, 사업부 별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번 승진이 제겐 참으로 값집니다. 동시에 이번 승진연차를 보내면서 여러가지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1. 내가 관리자가 되었구나 ↔ 내가 늙었구나

- 자신을 증명하는데에만 신경쓰면 되는 직책에서 이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과 근무 환경에도 신경써야 하는 새로운 '관리자'의 부담을 동시에 느낍니다.

- 또한 연차가 이만큼 찼기에 '시대에 뒤쳐졌다, 관리자가 되어 새로운 기술 습득에는 나이만큼 느려졌다'라는 평을 받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느낍니다.


2. 나를 알아주는 조직과 사람은 몇 없다

- 이번 승진의 결정적인 기여는 이전팀의 팀장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CX기획자로써 6년을 일했고, 저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를 지지해주며 20년 넘는 선배 기획자로서의 무한한 혜안을 제공해주며 제가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챙겨주셨던 분인데요. 그분의 인정과 지지, 그리고 인사평가 선물을 받지 못했다면 아마 저는 자연스럽게 승진누락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내적 동기의 중요성

- 누군가 8년을 일하는 동안 출근하기 싫었던 적이 있냐라고 물어보면

단연코 저는 '거의 없다'라고 말합니다. 감사하게도 매해 항시 새로운 업무나 프로젝트를 부여 받았거나 또는 지원하면서 회사생활을 '남의 돈으로 이런 저런 도전하는 시간'으로 치환해서 생각했습니다.

- 동시에 도전의 과정을 글로도 남기게 되면서 저라는 직장인, 직무인의 브랜딩도 가져간만큼 저는 회사 출근이 꽤나 재밌었습니다. 재미없는 직장생활을 재미있게 만들어 나가려는 저의 작은 습관이라고나 할까요.


4. IT 기획에선 실무자만 있다

- PM/PO라는 직무가 익숙한 IT 기획 시장에선 철저하게 성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같은 관리자 진급제도가 잘 존재하지 않는 테크판에서는 계급장 떼고 '그래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니까요.

- 제가 채워나가야 할 부분과 무엇이 저의 단점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기에 역량 개발에 힘쓰는 26년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특히나 이 AI시대에 말이죠.


원체 생각이 깊은 저이기에 당장의 기쁨을 뒤로하며 미래의 짊어져야 할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하루 이틀 정도는 스스로를 칭찬해보려고 합니다.

승진.png 인사 명령에 있던 내 이름
사진.jpg 친한 후배들의 축하 저녁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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