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에 관하여-네번째 물음

아빠의 과거에 대하여

by 감성꾸이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묻지 못할

이야기들


네 번째 물음 아빠의 엄마이전의 썸녀 혹은 그녀란?


와우 이번 물음은 정말 힘들었다. 난이도 상중하 중에서 상 그중에서도 상 중의 상급.


뭔가 질문 자체가 오글 오글 손가락과 발가락이 사라지는 오그라듬을 이겨내야만 물을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질문이 있을까? 그리고 제대로 이야기를 해 주실 지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기회는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동생이 이성문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며 아빠에게 화젯거리를 투척한 것이다.


동생과 경상도 남자인 아빠가 그러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아주 진귀한 장면이라 그 자체로도 뭔가 벌써 오글 리즘이 돋는 것 같았다."아빠 여자들은 뭘 좋아해?" "여자들이란 말이지~" 연애 경험 같은 거 별로 없어 보이는 아빠가 진지하게 고민에 조언을 해주시는 아빠의 모습 매우 매우 어색했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나는 해버렸다. 질문을...


아빠 엄마랑 결혼하기 전에 좋아하거나 사귀었던 여자 있어? 몇 명이나 있었어?


오 마이 갓 해버리고 말았다. 용기를 내긴 했는데 오글거림으로 몸에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나고 징글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당히 이상하고 몸이 막 간지러워 오는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가까운 사이이기에 사실 더 나누기 힘든 이야기.


이렇게 오글 경보에 빠진 나와 내 동생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아빠는 태연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시더이다.


매우 의외였어 아빠의 그런 모습. 살면서 처음 듣는 낯선 이야기에 적응 못하는 것은 나와 동생뿐.


아빠는 추억에 잠긴 듯이 한 썸녀의 이야기를 꺼내셨다. "왕년에 기타 들고 무일푼으로 친구들과 기차 타고 속초에 가서 바닷가에 모닥불을 피우고 놀았던 적이 있었지. 기타를 치자 묻 여성들이 그렇게 먼저 숙소까지 따라라 오더라"묻 여성들이 먼저 대시하여 왔다는 이야기하며 돈이 없어서 제대로 놀지 못했다는 이야기하며 그 당시 유행하는 유행가나 기타 포크송하며 결국 집으로 돌아 올 기차비가 없어 기타, 시계 등을 팔았다고 했던가.



한번 나오기 시작하니 화수분처럼 쏟아지던 아빠의 청춘의 추억들이 하나 하나 스케치로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아빠가 내 아빠이기 이전에 젊은 청춘 남자로 있었던 시간들이 새삼스레 너무 신기했다. 사실 너무 당연한 건데 내가 너무 아빠를 아빠로만 봤었나 싶었다.


엄마 이전에 3명이나 썸녀가 있었다는 사실도 예상 밖이라 아주 놀라운 사실이었다는.


더 많은 이야기를 파고 들까 하다가 아빠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딱 거기 까지만 들었다. 사실은 내가 더 못 듣겠어서 더 물어 보지 않았다는 게 맞겠다.


어후, 이번 질문은 이름의 남자에 관하여 아주 큰 산 하나를 넘는 것 같은 질문이었다.


아빠에게 엄마이전의 썸녀 혹은 그녀에 대해서 물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빠의 과거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아빠와의 대화는 엄마에게 비밀로 부치는 게 의리! 요것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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