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크리스마스 만들기 대작전
산타 프로젝트라는 엉뚱한 생각을 떠올리게 된 것은 정말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몰래 산타 봉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시간을 들여서 먼 곳까지 교육을 받으러 가야 했고 그 교육은 종일 그것도 2차례나 있었고 정말로 챙겨야 할 것 기억해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 등등 알아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선물은 신청비로 낸 자비로 직접 발품을 팔아 고민 고민해서 사야 했고 팀원 들과 시간 맞추는 것도 녹록지 않은 번거로움 이었습니다. 게다가 골목 골목 숨어있는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집의 위치가와 주소는 어떻 던지 칼 바람에 뚜벅이로 이집 저 집 낯선 동네를 사전 답사하고 경비실에 사전에 민원을 방지한 양해를 구하는 등 생각보다 수고로웠습니다.
당일 할 마술 율동 이벤트 등을 연습하고 챙겨가야 할 물품 등을 일일이 챙기고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서로 긴밀하게 연락하고 준비해 나가는 과정은 솔직히 생각보다 귀찮은 것 투성이었습니다.
아이들 집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날짜와 시간을 맞추고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아 선물을 고르는 고뇌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집에 방문하기 앞서 복지관으로부터 받아 본 아이들에 관한 간략한 참고 정보들이 제 눈에 들어오고는 내면에 큰 파도가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과 말로 다 못하는 아픔들이 그 짤막한 설명에서도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특이 눈길을 잡는 사연이 있었는데 유독 그 친구의 집만 연락이 닿지를 않았고 수 차례 사전 연락을 취한 결과 어머니께서 그 날 일을 하셔야 해서 집에 계시질 않고 아이는 아는 분 집에 맡길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주최 측에 그날 아이가 집에 없는데 그럼 선물 만이라도 집에 가져다 주면 안될까 하고 간곡히 물어 보았지만 원칙상 해당일에 학생이 거주하고 있지 않으면 행사에서 제외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도 분명 특별한 크리스 마스를 바라고 있을 텐데 선물을 받고 싶을 텐데... 아쉬움을 안고 몰래 산타 활동은 진행되었고 단언컨대 내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어린 친구들과 최고의 팀워크와 감동이 함께했던 그날. 그날의 그 따뜻함과 벅참과 설렘과 울컥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산타 따위는 믿지 않을 거라는 때 탄 나의 마음과는 달리 진심으로 놀라워하는 어린이부터 자기만 받아서 어떡하냐고 엄마 선물을 없느냐고 해맑게 물어보던 아이 쑥스럽게 모자를 푹 눌러 쓰고는 할머니 뒤에 숨어 기쁨을 애써 감추던 아이, 가난 하지만 세 아이와 화목하게 오손 도손 살아가는 어머니의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 손주를 참으로 사랑하는 눈빛의 할머니와 굵은 안경테를 쓴 똘똘해 보이는 어른스러운 아이.
감동을 한 아름 안고 돌아오는 길 마음 구석이 자꾸만 구멍이 난 듯 신경이 쓰였던 건 아마도 가지 못한 그 어린이 때문이었겠지요. 한 동안 그 아이는 무의식 속에 내 마음에 그 어떤 회환 같은 의미로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라도 선물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그 기억은 잊혀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작년 말 친구의 건의로 연말 절친들과 무작위 선물 교환하기를 송년모임에서 했습니다. 웃음기 없던 제 얼굴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지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서 선물을 고르고 또 받는 경험이 얼마나 설레고 즐거운 경험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 돈 주고 제 돈으로 받는 선물이나 다름없었지만 예기치 못한 선물과 편지는 모두에게 기쁨이었고 추억이자 의미였습니다. 앞서 2가지 경험이 어우러져 이 같은 산타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한계가 경제적으로도 시간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공명을 내고 그것이 큰 울림이 된다면 현실이라는 얼음처럼 차갑고 경쟁적인 이 사회도 조금은 녹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적어도 한 명에게는 해 줄 수 있잖아요. 1mm의 해빙이 틈을 만들고 점점 더 많은 변화를 이루리라 바라봅니다.
내가 그랬듯 주는 순수한 기쁨과 의미받으면서 느끼는 기쁨 2가지 기쁨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감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회차부터 365 산타가 나타난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