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에 관하여 첫번째 물음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묻지 못할 이야기들-

by 감성꾸이

아빠가 아팠었다. 많이.



그때 가장 많이 두려웠던 것은 아직 아빠와 못다 한 이야기와 못다한 시간들이 많은데 라는 억울함과 두려움 그 어떤 한 같은 것이었다.



왜이렇게 묻지 않고 살았는가? 왜 이렇게 모르고 살았는가?



그제서야 나는 이 아빠라는 사람에 대하여 정말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우리 아빠 말고 엄마 남편 아빠 말고 누구 아들 누구 형제 말고 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에 관하여 말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아빠가 아니면 절대 해줄수도 들을 수도 없는 그 소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초조하고 다급하게 아빠에게 마구 질문을 해대었던 그때의 기억들.



그 과정에서 한번도 듣지 못했던 상상도 못할 다양한 이야기와 아빠의 추억들을 듣게 되었고 때론 울컥이고 때론 진한 감동을 느끼며 마음 둘 곳 없이 서성이며 잠자리에 누웠던 날들.



어설프게 어른이 되어 궁금해진 아버지라는 사람. 내가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많이 모르고 있는 아빠의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묻지 못 할 이야기들. 묻지 않으면 분명 존재 하지만 사라질 소중하고 많은 이야기들.



언젠가 나이들어가며 살면서 꼭 한번은 아빠에게 묻고 싶어질 이야기들



맨 처음 나를 품에 안았을 때 어떤 느낌 이었나요? 아빠는 언제 제일 행복했고 더 슬펐는지 아빠의 어릴적 꿈은 무엇이였는지? 어느 때가 가장 속상하셨는지 ?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등등의 물음.



때론 소소하고 때론 엉뚱하고 때론 오글거리고 때론 용기가 필요한 그러한 물음들.




첫번째 물음?



"아빠 내가 태어 났을 때 마음이 어땠어?"


사실 나는 생각했다.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어떤 감동과 눈물과 환희?? 우리 아빠도 그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이런 저런 답변을 상상하던 중 아빠가 입을 떼었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양쪽 어깨가 축 내려갔었지. 어이쿠야 내가 누군가의 아빠가 되었구나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무섭도록 크게 다가왔지" 위에서 누가 누르는듯 그렇게 양쪽 어깨가 그렇게 무겁고 무겁더라는 대답.


'에이 뭐야~ 나는 뭔가 훨씬 더 근사하고 멋진 답변을 기대 했는데 예상을 철저히 빗나갔다.'


아빠가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어서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나는 당황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니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지 아빠는 원래부터 아빠였던게 아니었지. 살다보니 내가 태어난 것이고 살다 보니 아빠가 된 것이겠지.


아빠는 내 질문에 추억에 잠기셨는데 그 시절 그 때의 이야기들을 신명나게 풀어놓으시고 나는 철저히 시청자가 되어 경청했다. 저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으셨는데 왜 나는 한번도 묻지를 않았는가?


내가 모르는 내가 본 적 없는 그 시절 젊은 우리 아빠는 그저 그렇게 서툴고 때로는 두려운 그렇지만 마음만은 갓 태어난 딸에게 많이 잘 해주고 싶은 의욕만 넘치는 그런 남자이지 않았을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언젠가 늦은 시간 켜져있던 TV에서 7080콘서트를 하더라구요. 부모님 세대나 좋아하지 저는 알지도 못하는 촌스럽고 올드해 보이는 노래들과 옛 가수들이 나오는 그런 관심없는 프로.


그런데 아빠가 지나가면서 읊조리는 목소리가 강렬하게 내귀에 와닿았어요. 저렇게 방송국에 방청 가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 나도 저런데 한 번 가봤으면 좋겠네.

근데 죽기전에 가볼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스치듯한 말 한마디가 왜 이렇게 마음에 파동을 울리게 하던지...


나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빠 저거 죽기전이 아니라 방청 신청해서 뽑히면 지금이라도 당장 누구나 갈 수 있는 건데...친구들이랑은 잘도 다니면서 왜 부모님과 함께 갈 생각을 못했던 걸까.


아빠와 함께하는 버킷리스트로 7080콘서트가기를 메모장에 떡하니 적어두고 방청신청에 도전!! 숱한 당첨을 경험해 본 내가 아닌가 하며 의기양양 했지만!

7080콘서트는 그렇게 우습게 만만하게 볼 대상이 아니었습니다.ㅠㅠ


무려 5번가량의 재도전 끝에 어마어마한 경쟁율을 뚫고 당첨! 뛸 듯이 기뻤네요. (원래 7080콘서트 경쟁율이 어느 프로보다도 높다고 하네요.^^부모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방송 오래오래 가기를)


kbs 7080콘서트 방청


P.s : 개인적으로 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아버지에게 100가지 물음을 담고 이야기들을 엮어 내년 어버이날이나 생신에 아버지께 선물로 해드리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항암치료 때문에 아버지 환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마음에 한이 남는다는...)


더불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제 글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후회 없기를 더 가까워지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를 제발 그러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연휴에 친척들이 모였을때 어른들에게 내가 모르는 아빠의 어린시절을 여쭤보며 아빠의 과거를 캐보는 건(??) 어떨까요?ㅎㅎ



처음 써보는 글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