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꾸이 Nov 17. 2019

<고통>

수용을 배우지 못했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속담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는


여인의 얼굴은


부지런한 세월의 노곤함이 묻은 얼굴


평생 뿌린대로 거둔 삶을 살았으리라


무엇을 하여도 바뀌지 않는 것 -


여인이 파리한 입술을 옴짝거리며 입을 뗀다


열다섯 밖에 살지 못하는 두아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모든건 지나간다고 


고통은 무언가를 남긴다고


다시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떠들어대고 지껄여대던 내가


몹시 부끄러워졌다.


심장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듯 시큰거린다.


극심한 고통은 고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냥 고통 뿐이라는 것.


나는 오늘 긍정의 형님 수용을 만나고 왔다


나는 오늘 여자가 아닌 여인을 만나고 왔다


나는 고만 수용을 배우고 싶지 않아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 인연에 관하여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