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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Nov 18. 2017

멈출 수 없는 이직 고민에 대해서

[3줄 요약]


♣ 우리 인생은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이직을 고민하다 보면 간혹 이 사실을 간과할 때가 있다. 

♣ 당신이 고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는 계속 바뀌어 가고 있다. 아무리 고민해도 이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 선택의 결과에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 선택은 옳은 선택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이직에 대한 결단을 내리자. 


「지금 생각이 답이다」의 저자 게르트 기거렌처 교수는 책에서 우리의 삶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확실성의 세계, 위험의 세계, 불확실성의 세계가 그것이다. 확실성의 세계는 주로 과학, 수학의 범주로 예측이 가능한 세계이다. 위험의 세계는 확률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슬롯머신, 복권, 날씨 등과 같이 확률적 사고를 통해 위험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 영역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의 세계가 남아있다. 예를 들자면 배우자 선택, 사업 등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의 많은 영역이 이 영역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직에 관한 직장인들의 의사결정은 위 세 가지 영역 중 어느 영역에 속하는가? 당연히 불확실성의 세계이다. 한데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 중엔 이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자료를 조사하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면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어떤 곳이 좋을지, 언제 해야 좋을지, 어떤 일을 해야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애초에 말했다시피 이직은 결코 그런 분야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아무리 신중을 기했다고 해도 이직의 끝에 어떤 미래가 펼쳐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 「어바웃 타임」 은 신기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이다. 그 신기한 능력이란 바로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이다. 주인공은 현재에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 생기면 과거로 돌아가 그 계기가 되는 '선택'을 바꾼다. 미래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나를 바꾸면 또 다른 하나가, 그것이 또 다른 하나를 바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주인공은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이라는 여행을 최선을 다해 만끽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나를 사랑하게 할 순 없다는 것을" - 영화 「어바웃타임」 대사 중에서


가수 성시경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크 콘서트에 출연을 한 적이 있다. 진로 고민으로 마음이 무거운 청춘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 인생에는 여러 개의 문이 있다.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을 최대한 빨리 열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또 다른 문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다시 열어보고, 또 열어보고 계속해서 열어본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부딪혀 보고 대응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말일 것이다. 물론 그 역시 그런 과정을 통해 오늘날 성공한 위치에 이르렀을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게르트 기거렌처 교수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좋은 테크놀로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 덕에 자신감을 잃고 있다. 무언가를 찾고 기억하는 인지능력을 인터넷으로 '아웃소싱' 하기 때문이다.


기거렌처 교수의 말처럼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자신감일 것이다. 내가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그 선택의 결과를 책임을 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옳은 선택이다. 아무리 고민을 해도 나중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고민을 하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변수들이 상호작용해서 미래의 모습이 계속 바뀌고 있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처럼 말이다. 아무쪼록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에너지를 쓰느라 오늘을 즐길 여유를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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