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흡수인간 Jul 13. 2024

이젠, '세대구분' 말고 다른 걸로 주세요

「부모 품 못 떠나는 20~30대 청년들」 기사를 읽고 난 후

서로 닮았던 기성세대와 요즘세대


2023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세이노가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 사이 출생) 또한 Me(나) 제네레이션이란 별칭이 있었다고. '나'를 중시하는 경향은 요즘 MZ 세대에게서만 보이는 특성은 아니며, 젊은 세대라면 누구에게나 '나'를 중시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을 의미한다. 사실, 어렵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는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베이비 부머들이 젊던 그 어렵다던 시대에서조차도 말이다. 아무렴 그들이라고 해서 자기 생존은 뒤로하고 소위 '나라걱정'만 하며 살았을까? 


최근에 X세대(1965년~1976년 사이 출생) 여성 두 명이 출연하는 어떤 인터뷰 동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동영상에서 (당시로서는) 특이해 보이는 옷차림을 한 두 여성에게 인터뷰어가 이렇게 물어본다. "이렇게 옷을 입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답은?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든요". 프라임타인 뉴스에서 인터뷰를 내보냈었을 만큼 젊은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기성세대들에겐 관찰의 대상이었었나 보다. 


출처는 불분명 하지만 이런 말도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이 살던 시대에도 젊은 사람들은 욕을 먹었다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다"는 욕을 말이다. '버릇없는 녀석들'은 왜 이렇게나 많은 것인지. 그것도 세대를 초월해 가면서 말이다. 


맞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 세대는 비슷했다. 처해진 환경이 달라서 그렇지,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고, 어른들과 나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 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렇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이 나이 들어 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은 똑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르신들이 요즘 젊은 세대를 이해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도 젊어봤어. 그러는, 너희는 늙어봤어?"라고 말할 수 있듯이 말이다. 


모든 세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오늘 싸웠다'는 것처럼 말이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com) 


'부모 품 못 떠나는 20~30대 청년들' 


이런 상황에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고,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젊었을 때 아래 기사 내용과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 제목은「부모 품 못 떠나는 20~30대 청년들」이다.     


성인이 된 청년들의 취업이 늦어지는 것은 고스란히 부모의 부담으로 남는다. 외국에서도 청년들의 취업과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있지만, “일단 독립부터 하자”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캥거루처럼 30세가 넘어도 부모 품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문화가 만연하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의 20대 초반(20~24세) 경제활동 참가율은 48.9%에 불과하다. 일주일에 1시간 아르바이트만 해도 ‘취업자’로 집계하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초반의 절반가량은 아예 돈벌이를 하지 않은 채 공부나 취업 준비 등에 전념하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미국의 20대 초반 경제활동 참가율은 71.3%에 달한다. 성인이 되기 직전인 18~19세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49.1%로, 한국의 20대 초반보다 높다. 독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60% 수준으로 한국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다. 

-「부모 품 못 떠나는 20~30대 청년들」, 조선일보 2024.07.13 


이젠, 세대구분 말고 다른 걸로 주세요


과연 요즘 세대만 이랬던 것일까? 아니지 않을까? 베이비 부머 세대든, 그 이전 세대든 똑같지 않았을까? 그들도 세상살이에 선뜻 나서기 무서워서 부모에게 기대고만 싶어 했던 적이 과연 없었을까?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전래동화에도 이런 내용이 많지 않은가? 나이 들어서도 철없이 구는 자식 때문에 속 태우는 부모, 아무리 잔소리해도 듣지 않다가 부모를 잃고서 그제야 철이 든다는 스토리 말이다. '부모 품 못 떠나는 20~30대 청년들'은 요즘 시대뿐만 아니라,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있었지 않을까? 혹시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 어르신들이 있다면, 자신의 과거 일을 잊어버리신 것은 아닌지. 


이제 세대를 기준으로 사람을 나누는 스토리는 부담스럽다. 그보다는 세대를 불문하고 '부모 품 못 떠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대를 불문하고 계속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다음 세대엔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다. 나이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편 가르는 것이 이익인 그 누군가에겐 별로 맘에 안 드는 제안일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이전글 '저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라는 착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