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하기 위해 재테크를 할 수 있다면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이라는 표현이 있다. 내 마음이 물리적인 건축물에 비유될 수 있다면, 그 건축물 안에 있는 물건들이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는 (나아가 그리스도가 내 마음에 얼마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지금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돈'이 가장 많이 보이는 물건일 것이다. 그런데 이 점은 나 뿐만이 아니라 최근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마찬가지인 듯 하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면 부동산 - 코인 - 주식 3종 세트가 소재로 반드시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액의 '돈'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반대로 대화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소재가 있는데 그것은 '그렇게 번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것이다. 대화 소재로 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돈 너머의 대한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왜냐하면 최대한 많은 자산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이 시대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위처럼 단순한 목적의식은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혹은 악화되는) 사회 속에서 돈이 자신을 방어할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 같다. 즉, 지금 재테크 열풍의 배경엔 '불안함'이란 감정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불안감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전세를 옮겨다니면서 살아야 할지도 몰라'로 나타나기도 하고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엔 직업을 잃고 근로소득으로도 살 수 없게 될 거야'로 나타나기도 하다.
어떤 경우든 사람들은 더 행복하기 위해 재테크를 한다기 보단 덜 불행하기 위해 재테크를 하고 있다.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순 없어도 불행을 막아줄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이와 같은 돈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생각은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나는 이왕 노력해야 한다면 그 이유가 돈 자체라기 보단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었으면 좋겠다. 그 돈으로 내 소중한 사람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표정이라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여행을 가서 쌓은 추억이라거나, 이런 것들을 상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의 집을 들여다 볼 때 금괴만 쌓여있는 대신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집이 만민이 와서 쉬고 기도할 수 있는 집이었으면 좋겠다.
돈을 추구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는 행동이 아니지만 돈만 추구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나는 내 인생이 자산의 액수를 늘리는 것보단 조금은 더 멋진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위해 노력과 시간을 부어야 한다면 그 감정이 불안감 보다는 기대감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