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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세 Jan 19. 2020

내가 멜론에서 유튜브 뮤직으로 갈아 탄 이유(2)

오래된 친구처럼 머무르기 편하다..?

2. Simple or Comlicated


기획자로서 화면을 구성할 때 늘 고민이 되는 요소가 있다.

 

“백지장 같은 화면에 뭘 어떻게 담아야 하지? 다양한 정보를 풍성하게 보여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주요 항목만 정제하여 깔끔하게 구성해야 할까?”


이 과정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비유하자면 고객을 맞이할 매장의 인테리어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전문 코디네이터(VMD)가 있어 상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매장 콘셉트를 정하는데, 온라인에서는 기획자가 이 작업의 초안을 그린다고 보면 된다.


현재까지 내가 내린 결론은 진리의 케바케이다.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함으로써 방문자의 니즈에 대한 정합성을 높여야 할 때가 있고, 코어 서비스 외 다양한 부가 요소를 제공하는 게 맞을 경우도 있다.

또 서론이 길어졌다. 멜론이나 유튜브 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떤 것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싶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본래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이다. 대부분 내가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찾고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사용자가 관심이 있을법한 서비스를 '예측'하고 '선별'하여 '추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쿠팡과 같은 쇼핑 서비스와 달리 장시간 머물러 있는 사용자가 많을 것이기에 보기 편한 UI & UX를 사용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페이지 이탈률이 높을 것은 눈에 보는 뻔하다)


이러한 면에서 멜론과 유튜브는 다음의 차이점을 보인다.


1번. 멜론 메인화면 / 2번 .유튜브 뮤직 메인화면


[GNB ㅣ 빨간색]

멜론의 GNB 구성은 다음과 같다.

이용권 구매 링크

음성검색

로고

검색

햄버거 메뉴

이용권 구매 링크가 최상단에 위치해 있는 점이 특이하다. 물론 매출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페이지 랜딩 시 제일 먼저 눈길이 닿는 GNB, 그것도 좌측에 위치시키는 게 적절한 것인지 난 확신이 서지 않는다. (햄버거 메뉴 하위 뎁스에만 위치시키는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2020년 1월 기준 멜론 앱 구동 시 첫 화면에 팝업으로 구매 링크를 보여주고 있는데, GNB 최상단에 중복하여 노출하는 건 사용성을 저해하는 요소라 생각한다.

유튜브 뮤직은 어떨까?

로고

검색

프로필

총 3개의 컴포넌트로 이루어져 멜론 대비 GNB의 공간감이 느껴진다. 참고로 유튜브 뮤직은 프로필 하위 뎁스에 결제 메뉴가 위치해 있으며, 이를 전면적으로 노출하고 있지 않다는 게 멜론과의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특별하지 않은 구성이지만, 꼭 필요한 요소만 배치한 점이 마음에 든다. Less is More.


[메뉴 ㅣ 파란색]

메뉴를 보니 두 서비스가 지양하는 바가 더 극명하게 다가온다. 멜론은 디폴트 메뉴만 7개로 한 화면에 다 담기지 않아 스와이프 UI를 적용하였다. 반면 유튜브 뮤직은 홈 2) 핫 리스트 3) 보관함 3개로만 구성되어 있다

사실 이 두 서비스가 제공하는 양적 콘텐츠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1편에서 언급했다시피, 추천 서비스의 질적 차이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극명히 나뉜다. 멜론은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분류하여 메뉴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고, 유튜브 뮤직의 경우 홈(메인화면)에 대부분의 콘텐츠를 때려 박았다. 그렇기에 멜론의 메인화면은 4-5개의 코너에 그친 반면, 유튜브 뮤직의 메인화면은 콘텐츠가 많아 스크롤 영역도 꽤 긴 편이다. 나 같은 경우는 음악을 찾는 검색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추천 서비스를 주로 보는 편이라 유튜브 뮤직의 사용성이 더 만족스럽다. Focus on your strength.


[바디 ㅣ 노란색]

디자인적인 요소부터 살펴보면, 멜론의 경우 MADE IN KOREA라고 증명하듯 빅 배너가 위치해 있다. 그 밑으로는 최신 음악 코너가 앨범커버 디자인 형태로 노출되며, 이어서 멜론이 자랑하는 실시간 차트가 보인다. 최근 휴대폰 비율이 가로가 짧고 세로가 길어지고 있는 추세인데, 한 행(row)에 3-4개의 이미지가 오밀조밀 보이는 구성인 점은 못내 아쉽다. 유튜브 뮤직의 UI는 전반적으로 시원 큼직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대가 긴 서비스인 만큼 다크 모드(화면 배경을 검은색으로 변환)를 지원해주는 것이 마음에 든다. 폰트 역시 멜론 대비 2배 정도 큰 편이라 모바일 화면에서 가독성이 좋은 편이다.  

콘텐츠 구성은 어떨까? 멜론의 메인 페이지에서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는 한 개도 없다. 6년 전에도 이러한 구성이었는데 6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변한 게 없다. 반면 유튜브 뮤직은 dynamic 정보와 static 정보가 적절히 구성되어 있다. (추천 코너와 일반 코너의 비율은 대략 7:3 정도). 추천 코너는 시간/장소/날씨 등에 따라 바뀌며, 거의 같은 타이밍에 페이지 리프레쉬를 해도 어떻게든 다른 성격의 코너를 노출한다. A friend to all is a friend to none.

 

요약하자면, 멜론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여러 페이지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고, 유튜브 뮤직은 선별된 정보를 한화면에 모아서 보여준다. 멜론이 “네가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와 같은 대형마트 같은 느낌이라면 유튜브뮤직은 내 옆을 따라다니며 상품을 추천해주는 (마치 컨시어지 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셀렉샵을 온 듯한 느낌이다.


버리는 건 참 어렵다. 하지만 다 안고 가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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