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씨씨s Jan 22. 2024

토레스, 마스 라 플라나 2018

스페인 + 스페인 = 성공적

Torres, Mas La Plana 2018

첫 내돈내산 10만 원대 레드 와인.


마스 플라나는 1970년 '파리 와인 올림피아드'에서 프랑스의 샤토 라투르(1855년 보르도 공식 분류 선정 5개 프리미에 크뤼 하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이력으로 세계인의 많은 주목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워낙 유명하여 스페인 토레스 와이너리에서 한국어 라벨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다.


생산 지역은 스페인 페네데스이며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100%이다. 원래 무거운 품종이라 바디감이 제법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먹어본 카쇼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조금 가볍다고 느껴졌다.  


잔에 따를  향이 강렬하게 피어올랐다. 고기를 구워주러 직원이 그 향을 느낄 있었을 정도다. 구체적으로 블랙베리향과 약간의 산미, 트러플 향도 살짝 묻어났다. 함께 마신 친구는 버터 향도 느껴진다고 했다.  


색상은 검보랏빛을 띤 약간 진한 루비색이다. 보통 카쇼는 잔을 위에서 바라봤을 때 와인 손잡이 접합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색이 진한데, 이 와인은 접합 부분이 살짝 보였다.


맛은 초반에 블랙커런트와 블랙체리 등 블랙계열 베리향과 크랜베리향이 연하게 느껴지고, 숲과 버섯의 쿰쿰한 향을 거쳐서 강렬하면서도 여운이 스모크 향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주 매력적이다. 마치 순간적으로 불이 입안에서 화르륵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타닌이 더 부드러워지고, 스모크향도 날카로운 느낌에서 잔잔한 느낌으로 변해갔다.


이베리코 꽃목살, 갈빗살, 황제살, 수제치즈소시지 세트 메뉴를 와인과 함께 먹었는데, 고기 자체도 담백하면서 풍미가 좋았다. 식사 내내 와인에서 비롯되는 약간의 산미와 스모크향의 긴 여운이 식욕을 계속 자극하고 입맛을 돋았다. 그리고 와인과 치즈의 조화가 좋아서 고기에 찍어 먹는 치즈 소스를 싹싹 긁어먹었으며 수제치즈소시지를 1인분 더 주문했다.


이베리코는 스페인 햄 하몽을 생산하기 위해 사육되는 스페인의 돼지 품종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복합미와 긴 여운이 겸비된 스페인 와인을 함께 곁들이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정말이지 스페인 와인(마스 라 플라나)과 스페인 돼지(이베리코)의 만남은 완전 성공적이었다.


20240121. 마스 라 플라나 & 이베리코 in 푸에르코 판교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