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1.계획

입사 후 첫 해외여행, 별이 쏟아진다는 몽골

by HuwomanB

2016년 입사, 그 후 나는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다. 눈치가 보이기도 했고, 배낭여행을 다니던 대학생 때의 에너지는 어디로 갔는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모로 힘든 회사생활 속에서, 정년이 연장되지 않아도 앞으로 30년이나 남은 상황 속에서 그 기간을 견디게 할, 그리고 돌아봤을 때 남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떠오른 것은 여행이었다.


'1년에 1개국만 가도, 30년이면 30개국인데..'

결혼했을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은 계산법이었지만, 그래도 매년 1번씩은 해외에 나갔다 오는 선배들을 보고 있으면서 조직문화는 뭐같아도 저거 하나는 보장되어 있다는 생각에 그걸 위안으로 삼자고 했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엔 결단력이 조금 부족했었다.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귀찮기도 했었고.. 그래서 회사 동기들끼리 주말을 이용해 국내여행은 다녔어도 해외로 나가지는 않았었다.


그렇게 2017년 여름과 2018년 여름을 보내고 2018년 말, 다른 곳에서 근무하는 동기 한 명이 몽골을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몽골, 2017년 대학 동기가 몽골을 다녀온 얘기를 할 때 막연하게 '나도 가보고싶다, 별 보고 싶다, 대자연.. 어떤 느낌일까..' 하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회사 동기에게 몽골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나는 같이 가겠다고 했고, 또 다른 동기까지 합류해 총 3명이서 계획을 짜게 되었다.



패키지 혹은 자유여행


처음에는 다들 직접 계획을 짜기도 번거롭고, 돈도 버는데 남이 짜는 거 한번 가 보자 하는 마음으로 패키지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행사는 6명 이상 모집이 되어야 출발인 데다가, 만일 최소인원 미달일 경우 예약금 환불이 아닌 추가 비용을 대야 한다고 했다. 7월 말 여행비용은 패키지로 했을 때 고비사막 투어가 비행기 포함 220만원 정도, 추가비 20만원을 내면 240만원, 아무리 편하다 해도 이건 너무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다. 그리고 회사에 몽골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240만원이면 자유여행으로 고비사막에 홉스골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자유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더 자세히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어보았다. 몽골 자유여행은 말은 자유여행이라고 하나 울란바토르를 벗어나게 되면 대중교통이 없다고 보는 데다가 직접 렌트하여 다니기에는 인터넷도 터지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가이드와 기사를 동행해야 하고, 중간에 묵을 숙소 역시 인터넷 등의 현대 문물(?)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현지에서 구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엔 현지 여행사를 끼고 가야 하는 여행이라고 했다. 그래서 항공권만 따로 구하고 원하는 일정을 몽골 여행 카페에 올리면 현지에 있는 여행사들이 일정과 견적을 댓글로 달아주고 그중 우리가 가격이나 일정이 가장 맘에 드는 곳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우리는 자유여행을 선택했다.


동행이 늘어날수록 투어비도 저렴해지기 때문에 카페를 통해 동행을 추가로 구해서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우리 3명끼리만 나눌 수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다녀오고 싶었기에 동행을 추가로 구하지는 않았다. 가는 날짜는 몽골의 밤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온다는 7월 이후로 생각했고 그중 3명이 근무하는 각 과의 바쁜 일정들을 피하고 나니 갈 수 있는 날짜는 하나로 모아졌다. 7월 20일 이후부터 8월이 되기 전까지. 고비사막만 가면 4박 5일이면 충분했지만 우리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원하는 코스를 정할 수 있다면 쳉헤르 온천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패키지 상품들을 조사하여 7월 20일~7월 27일 7박 8일 고비사막+쳉헤르 온천으로 일정을 짜서 카페에 올렸다.


우리는 사원이나 박물관을 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칭기즈칸 동상에도 관심이 없었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것은 쏟아지는 별과, 넓은 대지, 말 그대로 대자연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캐시미어 쇼핑.


여러 현지 여행사들이 견적을 올렸고 선택 기준은 1.가격이 적당한가 2.우리가 올린 대로 일정을 계획했는가.(이는 한국어를 얼마나 잘하나의 척도가 되었다)의 두 가지였다.


가격이 싼 곳은 일정이 우리가 올린 대로 짜여 있지 않았고, 가격이 비싼 곳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박물관이나 사원을 넣은 여행사도 걸렀다. 그래서 의견을 모아 가격도 적당하고 일정도 잘 되어있는 여행사를 선택했고 예약금을 걸고 3명의 인보이스를 받았다. 동시에 항공권도 일정에 맞추어 준비했다.


비행기 왕복 80만원, 여행사 투어비 90만원으로 총 170만원의 경비. 70만원을 절약하는 데도 우리가 원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여행이라니. 자유여행으로 돌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비행기와 여행 일정이 정해졌으니 남은 것은 비자발급과 짐 싸기였다.


몽골은 비자가 필요한 나라여서 이 또한 조금 까다로운 일이었다. 비자발급이 하루 안에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다들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대사관을 가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에겐 대행이라는 제도가 있지 않은가. 돈을 이럴 때 쓰라고 번 것이 아니던가. 대행을 통해 발급받기로 했다.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여 회사 내에 있는 여행사에 대행을 요청했고 비용은 인당 4만 5천원이었다.


외부 여행사에서 더 싸게 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여행사까지 가는 교통비나 착불 비용을 생각하면 비슷한 금액이었고 회사 내 여행사니 더 잘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었고, 그 믿음대로 비자는 무사히 발급받을 수 있었다. 발급하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렸고, 90일짜리 비자였다. 6월쯤 신청하러 갔었는데 비자기간이 모자를 수 있다면서 7월에 오라고 했던 건 무슨 이유였는지 아직도 의문이긴 하다.


짐을 싸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물건들이 꽤 있었다. 문명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몽골의 대자연에는 없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4계절 기온이 다 있는 굉장한 일교차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몽골 2.짐 싸기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