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석제의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작품은 네 부로 구성돼있다. '소설 쓰고 있다', '나라는 인간의 천성', '실례를 무릅쓰고', '여행 뒤에 남는 것들' 모두 제목처럼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묶여있다. 1부에서는 성석제에게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담고 있다. 애초에 부의 마지막 산문이 「소설이란 무엇인가」이니 성석제의 소설관을 공부하기에 좋은 참고서나 마찬가지이다. 더불어 그가 어떻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 그는 어떻게 글을 쓰는지를 담고 있다. '소설이 문화 '상품'이라 한다면 작품이 아니라 작가를 소비하는 셈이었다.'라는 말처럼 그가 어떻게 그리도 명민하게 글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2부는 흥미로운 게 인간의 천성이라는 제목을 달았으면서 먹는 얘기뿐이다. 첫맛, 별식, 비빔밥, 맛집, 촌닭 등 그가 얼마나 잘 먹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4부에서는 여행 에세이가 주를 이루는데 특히 마지막 글 「여행이 끝나갈 때」는 중앙아시아 기행문으로 아주 긴 길이를 자랑하지만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탄에 관해 가장 잘 쓴 한국어 글이라 볼만큼 귀중한 자료라 생각된다.
성석제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건 역시 날카롭게 그리고 유머 있게 현실 문제를 지적하는 3부였다. 「할 말은 하는 유전자」에서 그는 짧은 분량 안에 조선시대의 격쟁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촛불까지 부드럽게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할 말 하는 우리들'로 연결한다. 이처럼 그는 단순히 소재 중심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분명한 주제의식을 갖고 여러 에피소드들을 엮어서 주장을 정당화한다. 표제작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역시 일상적 대화의 발어사로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삶이 있다는 큰 주제로 자연스레 옮겨간다.
성석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하기도 하지만 날카롭게 핵심을 쏘기도 한다. 한창 웃으며 말하던 그가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인생은 킬링 타임용 영화가 아니며 다시 상영할 수도 없다." 같은 말을 날리니 그 파급 효과가 대단하다. 성석제는 아는 것들을 굳이 열심히 설명하려 하기보다 그 아는 것들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엮어내는 통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에세이는, 그리고 순수문학은 이런 식으로 쓰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