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해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섯 걸음
내가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이 장면과 어우러질 때 숨을 못 쉬기도 하고 눈물을 흘릴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화에서 나오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언제나 음악은 어디서든 들려올 수 있고 청각적인 경험을 통해, 시각적인 추억도 같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멋진 영화의 멋들어진 음악도 좋지만 나는 영화들의 감정과 함께 들려주는 노래들의 힘이 참 굉장하다고 느낀다. 특히 요즘처럼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선선해질 때 들으면 감정이 올라와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곡들이 많아진다. 새벽이든 노을이 질 때든 그런 노래들의 힘은 굉장하다.
나의 사심이 100퍼센트 차있는 리스트로 이번에도 선선한 초가을의 감성이 느껴지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영화의 OST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하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https://youtu.be/dhZUsNJ-LQU?si=v2Mdwlb2Yv0Ts1Ot
수많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직 하나뿐, 그게 정답이든 아니든 나에겐 최선의 선택일 뿐
영화 나비효과의 마지막 엔딩 장면에 나온 Oasis의 Heathen Chemistry의 4번째 트랙 Stop Crying Your Heart Out이다. 영화 나비효과를 나는 그렇게 재밌게 보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비효과를 아직 기억하는 건 마지막 장면 때문일 거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많은 선택을 한 이가 되돌아가는 이를 뒤돌아보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리암 갤러거와 노엘 갤러거의 목소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엔딩 장면이 정말로 나비효과라는 영화의 평가를 한층 더 높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Oasis의 Heathen Chemistry는 정말로 악평을 받은 앨범이지만 이 노래만큼은 평가가 괜찮다. 참 재미있는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XYceFa6_NS0?si=qVzQtPReajxbbcj_
운명은 어쩌면 이 영화처럼 극적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본 그날 밤을 아직 잊지 못한다. 5년 전에 심적으로 정말 힘들던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모든 것이 안 풀리는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 때였다. 그렇게 한 해가 거의 지나가 크리스마스이브날에 우연히 본 영화에서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라디오를 통해(정확히는 멕 라이언만 이지만) 교감을 만들어내는 장면 시애틀의 유니언 호수가 나오면서, 레이찰스의 Over the Rainbow가 들려오자 잠시 눈물을 훔친 기억이 있다. 내년에는 다시 희망이 생기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이 레이찰스의 목소리와 함께 조금 생긴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정말 빠르게 넘어가는 장면이지만 나에겐 이 영화에 포함된 수많은 노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라 생각한다.
https://youtu.be/Zv8czIoAw5w?si=zy8BBOIZmq1pgfNh
사랑! 얼마나 찬란한 감정인가!
사랑은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참 어렵지만 강렬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우연히 두 명의 존재가 서로에게 느낀다는 건 기적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빠져 세상이 천천히 움직이는 감정을 가져봤다면, 세상의 풍경이 다르게 느껴지는 걸 경험해 봤다면 이 노래는 그 순간을 그 감정을 강렬하게 풀어낸다. 국내에서는 도자기 장면으로 유명하지만 나에게는 이 노래가 영화를 뛰어넘는 감정을 표현한다고 느낀다. 영화 역시 명작이지만 나에게 이 노래는 밤의 다리 위에서 보는 조금 어두운 도시를 내려다볼 때 의 기억을 잊지 못하게 만든다.
https://youtu.be/N-aK6JnyFmk?si=9fZ_SXlkDy4FJdvu
세기말 홍콩을 이 노래보다 완벽하게 표현한 곡이 있을까
홍콩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진 않았지만 중경상림에서 이 노래가 나올 때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세기말 홍콩은 특별한 곳이었다. 중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국도 아니다. 하지만 홍콩은 그 중간에서 완벽하게 섞인 라떼처럼 영화에서 표현되었다. 그리고 그 홍콩을 표현한 게 양조위와 왕페이 그리고 이 노래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사랑스러움이 담겨 있는 곡인데 영화를 보며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https://youtu.be/rm9coqlk8fY?si=ptu7GEeHio-wRm6i
언젠가 마주해야 할 그날을 우리는 어떻게 마주할까
이 영화는 사실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원래 밝은 영화 위주로 본 나의 단순한 입맛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가족도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과 싸웠던 기억이 있으니까 말이다. 지금 우리 가족들 모두 잘 살고 있지만 당시 그 순간들을 기억한다면 정말 지금까지도 숨이 잘 안 쉬어질 만큼 괴로운 기억이다. 이 영화는 그 느낌을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는 거 같다. 총격전도 있고 코미디도 있지만 나를 가장 조여 오는 건 영화의 러닝타임이다. 언제 어느 순간에 덮쳐올지 모르는 죽음의 그림자를 이 영화는 엔딩에서 가감 없이 보여준다. 해방일지도 모르지만 바깥에서 보기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꽤 흘렀던 기억이 있다.
https://youtu.be/NlwIDxCjL-8?si=oEDESta4tG1vv6gw
전설이 된 노래
이 노래는 내가 영화보다 먼저 들어보았었다. 서정적인 기타에서 나오는 전주는 처음부터 소름 돋게 만든다. 나에게 언제나 좋은 곡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다 잘 어울려야 한다. 그리고 그 장면과 어우러지는 노래인데, 이 노래는 내가 킬러가 아니어도 그냥 출근길만 걸어도 영화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서정적인 기타와 중후한 스팅의 목소리, 전설적인 노래라고 봐도 무방하다.
https://youtu.be/9bFHsd3o1w0?si=lZktFKjT-bcs0f2l
이 노래를 극장에서 들었다면 어땠을까, 지금도 그 부러움이 생기는 노래
셀린디온은 참 신기한 매력이 있다. 당시에 셀린을 따라한 가수는 한 트럭이 넘고 가창력 또한 비견될만한 가수들도 많았다. 그러나 오직 셀린디온은 그때나 지금이나 온리원이다. 그런 그녀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정점의 능력을 보여주는 게 이 노래가 아닐까 한다. 이 노래를 휘트니 휴스턴이나 머라이어 캐리가 불렀을 때 이만큼의 감동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머지 두 명도 어마어마한 가수이자 보컬리스트지만 이 노래는 오직 셀린디온만의 것이다.
https://youtu.be/4VxdufqB9zg?si=AFfKau6rmegtwia5
불안정한 히어로, 불안함이 담긴 노래의 앙상블
히어로 영화란 유치함이 당연한 거다. 그러나 그런 유치함을 벗어나 현실에 최대한 맞춰 옷을 입히면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로 자리 잡는다. 나에게 배트맨 영화만이 그랬는데 놀란의 배트맨과 가장 최근에 나온 더 배트맨이 그렇다. 고담은 혼란에 빠져있고 많은 것들이 망가져있었다. 모두가 분노하고 있었고 바로 잡힐 거 같지 않았다. 그런 고담을 보여주며 이 영화는 시작한다. 이 노래는 그런 고담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에선 완전히 반대로 쓰이는데 이게 또 백미이다.
https://youtu.be/UCENTf_LWYA?si=4QO66X6u4FE_-iRw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그래서 인생이 짜증 나지만 웃기는 이유
영화 조커는 재밌게 본 영화이다. 인생에서 제일 재밌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인 아서가 이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가 되는데 내 인생 영화 경험상 가장 극적인 장면이 아닐까 한다. 조커처럼 완전히 코믹스(만화책) 출신인 캐릭터를 가장 현실의 느낌을 나게 만든 영화이자 속편을 만들기에는 너무 완성되어 버린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속편은 망가졌지만 이 노래처럼 인생을 어떻게 예상하겠는가?
https://youtu.be/rBrd_3VMC3c?si=bZpwcSHNUvt3izc2
지금 우리의 세계에서 가장 필요한 노래
굿모닝 베트남! 내가 제일 좋아한 배우인 로빈 윌리엄스 주역의 영화이다. 한국에선 많이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좋은 영화이니 꼭 보길 바란다. 이 음악을 들으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제일 필요한 노래가 아닐까 한다. 사랑으로 가득 찬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밤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지만 우리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갈등의 집합일까 아니면 그저 만들어낸 환상일까. 우리는 조금 더 근본을 봐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영화는 언제나 명곡과 함께해 왔다. 그리고 언제나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하게 던져지는 메시지는 사랑이다. 흔하디 흔한 클리셰이자 주제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이 흔한 주제가 너무 간절해 보인다. 세상은 점점 더 분노에 휩쓸리고 있다. 그런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건 배려와 사랑이다. 쉽지 않은 일이자 우리가 지금 실천하기엔 손해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더 깊은 의미를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려가 그리고 사랑이 과연 손해인지. 밝아지는 사회에서 내가 한 사소한 행동이 모여 다시 조금 더 밝은 사회로 갈 수 있다면 작은 도움의 손길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