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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Dec 02. 2023

[말귀뻥] 오디오북을 120% 활용하는 법

말귀가 어두운 사람을 위한 처방전

오디오북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운전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길을 걸으면서 부담 없이 책도 읽을 수 있다니! 얼마나 효율적인가요? 부담 없이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죠.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듣기 훈련에는 크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말귀가 어두워 고민이 많은 분들... 집중력이 분산되어, 정확하게 듣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음악이 아닌 오디오북을 권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활용 방법을 살펴 볼게요.




첫째, 소리 자체에 집중해서 들어봅니다. 책의 내용을 보지 않고 듣기에 집중해요. 그리고 나서 책을 통해 명확한 글자를 확인하며 다시 듣습니다. 영어 듣기를 공부하던 학창 시절, 굿모닝 팝스! 기억 나시나요? 팝송을 많이 활용했어요. 우선 음악을 들으면 소리 그대로 한글로 적어 봅니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소리 나는 대로 그냥 적는 겁니다. 그렇게 소리를 외우고 나중에 영어 뜻을 찾아 의미를 연결하곤 했어요. 영어 공부 방법으로서는 미련할 수 있지만, 소리 자체를 집중해서 인지하는 훈련에 좋아요. 어렸을 때 받아쓰기 많이 하죠. 쓰기 훈련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듣고 기억하고 맞춤법에 맞게 쓰는 과정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답니다. 


특히 소리가 뭉개져서 들리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고민 중에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는 분들이 있었어요. 동굴 목소리라고 하죠. 저음의 남성분 목소리는 구별하기 어렵다고 콕 집어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소리는 입안을 울림통처럼 쓰기 때문에 발음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요. 그래서 음절을 분리해서 명확하게 듣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정 대상을 떠올리며, 비슷한 목소리의 성우를 선택하는 것도 팁이랍니다. 


둘째, 듣기 정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합니다. 듣고 나서 글자를 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어요. 바로바로 인지가 안 된다면,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고요. 지금 귀에 쏙쏙 잘 들리는 상황에서 조금 더 힘든 훈련을 하고 싶다면 속도를 조금 빠르게 조정해서 듣고요. 내용에 따라서 이해도가 다를 수 있는데, 그때도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요.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 청각에 오롯이 집중해서 이해하려는 태도입니다. 대충 넘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황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거예요. 우리가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에게 조금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듯이, 이해가 필요할 때 "좀 천천히 말해주세요!"하듯이, 이해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포함된 것이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는 말이 빠른 사람들이 많고, 그분들은 대체로 성격도 급합니다. 그래서 단번에 이해 못하면 짜증을 내기도 해요. 그런 욕받이가 되지 않으려면 한번에 잘 이해해 보는 겁니다. 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도 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빠른 소리에 익숙해지면 나머지는 천천히 들리는 효과도 있어요. 야구 선수(타자)가 빠른 공으로 연습하면 보통 공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한 번에 못 들으면 다시 들으면 됩니다. 뒤로 돌려서 반복해서 듣는 것도 조절 과정이에요. 몇 번 반복해서 다시 듣다가 아리송하면 글자 텍스트를 보면 되고요. 이것이 또 오디오북의 장점입니다.


셋째, 문학/비문학 내용을 조절하며 전략적으로 듣습니다. 책을 읽을 때, 글의 장르에 따라 목적과 방법이 다른 것처럼 오디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때, 캐릭터의 성격을 이해하고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서 스토리의 재미를 느끼는 것과 지식 책과 강의를 듣고 낯선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듣기 훈련을 의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오디오북입니다.


귀를 쫑긋하고 듣는다는 전제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귀를 기울여 파악해야 할 포인트는 달라요. 이것은 내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어떤 태도로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메타인지의 영역입니다. 문학 이야기는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아요. 뒤에 이런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의 영향으로 인물이 이런 대사와 행동을 하고, 다음 결말에 이르는 것이죠! 이것을 파악하는 것은 맥락 파악 능력에 굉장히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맛깔나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반면에 비문학은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특정 개념을 누군가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다면 된 겁니다. 예를 들어 적용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대화의 상대방은 조절할 수 없지만 오디오북은 맘껏 조절하고 타겟팅 훈련을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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