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에세이] 훈련소 이병이 된 하루 : 제천 의병교차로의 기록
제천은 내게 시간이 고여 있는 웅덩이 같은 도시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기억의 파편들이 신발 밑창에 서걱거리며 밟힌다.
송학반점 앞에 서면 공기부터가 달라진다.
예전 연초조합 시절, 거대한 덩치로 자리를 지키던 일제강점기의 원목 창고는 이제 '연초하우스'라는 세련된 간판을 달고 전시장으로 변해 있다.
거친 나무껍질 대신 매끄러운 유리와 조명이 그 자리를 채웠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낡은 나무 기둥 사이로 흐르던 서늘한 그늘이 읽힌다.
진짜 살아있는 역사는 송학반점 문턱 너머에 있었다.
아저씨의 기억은 촘촘한 그물망이다.
영식이 아빠 아들의 제고 시절 이야기부터, 복남이의 군대 제대 소식까지 그 그물망엔 제천의 서사가 빼곡히 걸려 있다.
아저씨의 저 비상한 기억력의 한 귀퉁이에는 아마 '카메라를 든 나'의 모습도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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