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과 패밀리쉽

hwain_film 추천 no. 1

by hwain

제목: 어느 가족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키키 키린 등

네이버 평점: 9.25

개봉: 2018


요즘 골라보는 작품마다 인생 영화가 되고 있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최근 봐온 작품들 중 단연 최고라고 표현하고 싶은 대작, 어느 가족을 소개한다.


1. 미칠듯한 완급조절


히로카즈의 작품은 절묘한 완급조절에 있다. 특히 그의 능력은 가족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완급조절이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에 불을 지폈는데, 속삭이듯이 이야기하는 대사 속에서 폭풍 같은 감동이 전해졌다. 억지로 감동 포인트를 찾을 필요 없이 여러 장면들이 천천히 차곡차곡 쌓여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면, 우린 감독의 의도대로 무거운 여운을 온몸으로 느끼고 눈물샘의 비밀번호를 잠시 공개하면 된다.


2. 그렇게 가족이 된다


이 작품의 설정은 참 재미있다. 가정을 꾸리는 과정이 생물학적이지 않고 ‘선택’적인 가족을 보여준다. 이들은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서로의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가족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언제든 해체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소외계층들로 구성된 이 가족은 위태로우면서도 행복하다. 오히려 피가 섞이지 않아서 더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말과 행동에 거침이 없고 그만큼 애정표현도 일반적인 가정보다 자유롭다.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껏 하면서, 소속감과 사랑으로 가득한 이 집단은 어느새 가족이 되었다.


3. 진정한 가족


이 작품을 보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진짜 가족이라는 건 정해져 있는 걸까. 직접 낳았다고 해서 모두가 부모가 될 자격을 가질 수 있는 걸까. 아무리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라지만 9시 뉴스에서 종종 보이는 아동학대를 일삼는 족속들을 어찌 부모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작품에서는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4. 가족= 유대감+도덕성


이 가족이 결국 해체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도덕성’이다. 반면, 혈연관계도 아닌 이들이 가족처럼 보이고, 심지어 가족이 아닌 이들의 해체가 유독 마음 아팠던 이유는 ‘유대감’이다. 소속감을 느끼는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은 분명 가족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범죄를 가르치고, 가족의 시체를 장례식도 없이 매정히 땅에 묻어버리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이 항상 위태롭고, 언제든 해체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에게 떳떳한 가족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덕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도덕성의 부재는 극한의 상황으로 치달을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유대감 없는 가족은 껍데기에 불과한 집단이 되고, 유대감은 있지만 도덕성이 없는 가족은 범죄자 집단이 된다. 어느 한쪽도 치우치지 않고 둘 다 갖추었을 때 우리는 올바르고 건강한 가족이 된다.


5. 한 줄 평- 낳았다고 해서 다 엄마가 아닌 것처럼, 모였다고 해서 다 가족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