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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Jan 23. 2023

샌프란시스코 나파밸리, 소노마밸리 와이너리 투어(2)

2022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했고,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나파 밸리(Napa Valley)와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로 와이너리 투어를 다녀왔다.


이틀간 총 4곳의 와이너리를 다녀왔고, 아이와 함께 피크닉이 가능한 풍광 좋은 와이너리 2곳에 이어 이번엔 숲 속 고성 같은 멋진 대저택이 있는 와이너리 2곳을 소개한다.


잉글눅(Inglenook):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소유 와이너리


잉글눅은 이번 나파 밸리 와이너리 투어 중 가장 좋았던 와이너리다.


'대부'의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소유의 와이너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방문한 곳인데 웅장한 건물에 놀랐고, 와인 맛에 반해버렸다.


코폴라 감독은 1975년 잉글눅을 인수해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고, 영화 이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잉글눅 1층과 2층에는 코폴라 감독의 영화 자료들과 소품 등으로 구성된 작은 전시실이 있었고, 이곳에는 코폴라 가문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코폴라 감독의 딸 소피아 코폴라의 사진들도 있었다. 


잉글눅은 마치 백작의 대저택 같았는데, 큰 문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건물 앞으로 가니 분수대가 있었다. 


기품 있는 잉글눅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상냥한 언니가 안내를 시작해 주었다.


와인을 테이스팅 할 수도 있고, 병으로 사면 잔에 따라 드릴 테니 마시면서 건물 내부를 돌아다녀 보시라 한다. 


어떤 와인이 있나 보니 마침 마시고 싶었던 진판델(Zinfandel)이 보인다.


진판델은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 품종이기에 이번에 꼭 마셔보고 싶었다.


Edizione Pennino Zinfandel을 1병 고르니 4개의 잔에 모두 나눠 따라주었는데, 가격도 1병에 49$로 매우 저렴했다.


진판델로 만든 레드와인은 바디감도 깊었고, 당도도 무척 높았다. 


도수 또한 높은듯했는데 묵직하고 풍미도 강해 커피라면 막 내린 에스프레소 샷을 한잔 마신 기분이었다. 이번 여행 중 마신 여러 와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잠시 앉아 와인을 홀짝이다 잔을 들고 본격적으로 건물 안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시음장을 시작으로 긴 복도를 따라 이어진 건물 내부는 고풍스러움 그 자체였다. 벽돌로 된 건물 내부에 커다란 샹들리제가 있었고, 복도 양옆에는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룸들이 있었다. 


건물 중앙에는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었고, 2층 계단 끝에는 왕좌의 게임에 나올법한 가문의 문장 같은 유리 장식이 있었다.


2층 중앙에는 영화 소장품들이 있는 전시실이 있었고 좌우로는 와인 저장고와 시음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1층 가장 끝 쪽에는 백화점 명품관 같은 숍이 있었는데 와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었다.


코폴라 감독은 잉글눅에 이어 와이너리를 추가로 더 인수했는데, 2000년 소노마 밸리 지역 와이너리를  인수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Francis Ford Coppola Winery)'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는 2021년 캘리포니아 와인 그룹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코폴라 소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잉글눅은 대저택으로 1층과 2층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영화 세트장 같은 고풍스러운 대저택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와인까지 훌륭했기에 이번 나파밸리 여행 중 잉글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이너리였다. 


위치(구글맵) : Inglenook https://goo.gl/maps/ji1o81Gs686Gpvv18


부셰인 빈야드(Bouchaine Vineyards) : 고급 리조트 같았던 와이너리


잉글눅이 백작의 대저택 같았다면 부셰인 빈야드 와이너리는 21세기 신흥 부호의 대저택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현지인에게 추천받아 다녀왔는데,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부셰인 빈야드 와이너리를 한마디로 정의하다면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리조트 같은 와이너리였다.


와이너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테이스팅 룸이 나온다.


우린 레드 와인으로 Copeland Pinot Noir, 40th Anniversary를 1병 골랐고, 룸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테이스팅 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건물 뒤 쪽으로 탁 트인 넓은 테라스가 보인다. 그리고, 테라스 앞으로는 드넓은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테이스팅 룸에 있던 귀여운 미국인 아저씨는 친절하면서도 유머러스했는데, 굵은 목소리가 맷 데이먼과 무척 비슷했다.


와인 이름에 있는 40주년이 무엇을 기념하냐 물었더니 Copeland는 와이너리 오너 일가의 성이고, 와이너리를 인수한 지 40주년을 기념하는 와인이라고 했다.


그리곤 "40주년은 2022년인 올해가 아니라 작년이었다"라며 한마디 더 붙여주신다.


피노누아로 40주년 기념 와인을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피노누아 품질에 자신 있다는 뜻으로 느껴졌고, 이곳에서 마신 피노누아 레드 와인은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했다.


부셰인 빈야드는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리조트 분위기에서 와인을 마시며 쉬어가기 좋았던 와이너리였다. 


위치(구글맵) : https://goo.gl/maps/uak5LLwQRg66TW1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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