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가라사대 두 번째 강의
8개월 남짓 살고있는 미국에서 제 머릿속을 가득채웠던건 바로 돈.돈.돈. 그놈의 돈입니다. 돈이 부족해서냐고요? 아니요. 그도 아니면 설마 돈이 많아서 냐구요? 그건 더 아닙니다.(ㅋ) 이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기 위해선 제가 최근 읽었던 책들의 제목을 나열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퍼스널 브랜딩' '인스타 브레인' '네이버블로그 쓰기로 100만원 버는법' '2023 트랜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웰씽킹' '역행자'.
아마 책 좀 읽어 보셨다는 분들은 대충 감이 올거에요. 책이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게 뭔지.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그래 책이라도 많이 읽어두자'고 다짐했고 종이책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저는 현재 밀리의 서재를 정기구독하며 한달에 4권이상은 꾸준히 책을 완독하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 베스트라인에 항상 빠지지 않는 주제가 부동산, 주식, 자기계발서적인데 직업이 공무원인 저와는 거리가 멀어서 즐겨찾진 않았던 주제였어요. 그러나 저의 마음 속깊이 자리잡고있던 욕망의 불꽃을 꺼내준 책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작년 12월 말에 읽은 역행자라는 자기계발서 였는데.. 책을 읽으면서 수험생 시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힘이다'라고 말씀해주셨던 선생님의 강의가 불현듯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역사도 돈의 흐름의 따라 시대를 구분지을 수있다는 마르크스의 유물사관론을 배우다가 해주신 말씀이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곧 힘이다. 이는 국가,사회,문화,심지어 가족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라며 우스갯소리로 '니들이 할머니 할아버지되서 무시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수있는 가장 쉬운방법알려줄까? 며느리와 자식이 무시할 수 없는 재력을 갖추면 되다. 심플하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세상에는 참 많다.'라고 말하셨는데
지금 전 어른이 될수록 돈이 생각보다 많은 걸 해결해 준다는 걸 깨닫는 중입니다. 또 돈과 행복이 필수불가결한 관계는 아니지만, 부자인 사람들이 불행한 경우도 거의 없더라구요. 그리고 제 인생을 돌아보면서 제가 왜 공무원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내가 원하는 길이 이게 맞는지 다시 저를 돌아보게 하는시간도 가졌어요.
현재 브런치에도 많은 공직자들이 글을 쓰는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 돈이 인생에 최우선순위이신 분들은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어렸을때부터 저의 직업관은 명확하고 지금까지 변함 없습니다. '일을 하면서 얻는 보람','사회적 평판', '자기만족도', '사회봉사','나의 적성'
이 5가지가 제 직업관이 었습니다.
그리고 2~3년간 겪었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면, 전 상당히 지금 제 직업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아직(?) 퇴사하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요. ㅎㅎㅎ 오히려 좀 쉬어서 그런지 지금은 다시 복직해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달까? (친구들은 미쳤다며 더 놀라고 하지만..)
무튼, 이렇게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직장생활인데, 그리고 스스로도 이만하면 꽤 만족하는 직업이라고 인정하는데도 이 채워지지 않은 갈망은 뭐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돈이었습니다. 공무원은 돈과 친해질 수 없는 직업이라는 현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나니 저도 여느사람처럼 내 월급이외에도 부가적인 수입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과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부업과 창업, N잡이 만무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이란 직업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겸직불가와 최저시급과 별 다를 바없는 월급아닐까요.
돈의 대한 갈망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가지는 자연스런 욕구인데 저는 그동안 이 감정을 억지로 외면하고 살았던건 아니였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사람들의 월소득을 듣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이러나 저러나 공무원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부가적인 수입을 얻고싶단 욕망은 채울 수없는데.. 승진에 목을 매야하나..? 근데 또 그러고 싶진 않고... 아마 저같은 생각을 해본 공직자가 꽤나 많겠죠?
공무원도 n잡러가 될수있는 사회가 됬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