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는 않을꺼라고 처음부터 생각했지만
예상치도 못했던 복병이 나타났다
사주...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집도 사주를 맹신해서
그것으로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것을 봤기에
참으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난감한 문제인것을
간접적으로도 느껴봤었다
그런데 내가 그런 일에 부딪힐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집에서 사주를 봤는데 너무 안좋게 나온 모양이더라..."
"그래요? 많이 안좋데요?"
"난 그런 말은 처음들어봤다. 파괴라는 단어를....."
그 말을 들었을때 당신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얼마나 날벼락 같았을지
그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고심했을지 알기에
조금이라도 그 마음을 덜어주기위해 난 애쓰고 싶었다
"우리 집에선 그런걸 안 믿는 편이어서 태어난 시도 정확히 모르는데
이제 결혼할 나이가 되니까 집에서도 신경을 조금은 쓰시더라구요
저도 계속 태어난 시를 정확히 몰라서 엄마가 새벽 4시 쯤으로 말해
항상 '인(寅)시'로 봤는데 사주가 항상 잘 안맞더라구요
근데 다시 여쭤보니까 '축(丑)시'인 것 같다고 하던데 뭘로 봤어요?
"인시 축시 이런건 잘 모르겠고 새벽 4시라고 했는데"
"그럼 인시로 봤을꺼에요. 집에 시간을 잘못 알았다고 하고
다시 보라고 말씀 드려보세요. 시간에 따라 사주가 많이 달라지니까요"
난 그래도 그것에 희망을 걸고 싶었다
그렇게 봤는데도 잘 안나오면 그건 그때 고민할 일이였다
난 당신이 집에 가서
"사주가 아무리 그래도 난 이 여자 만날껍니다"
그렇게 말하기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래도 최소한
"집에 잘 이야기 해볼께. 그럼 조금만 기다려줄래?"
라고 말할 수는 있었던것 아닌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을때
난 당신이 '파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만큼의 충격을 받았다
그 이틀이란 시간동안 뭘 해결할 수 있을꺼라고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긴 힘들었다
다만 나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나도 그때는 그럼 이틀동안 연락안하겠다고 하고 집에 들어왔지만
당신이 얼마나 힘들고 복잡한 상황인지
내가 100%는 다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방법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당신에게 말했다
"너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너가 나를 선택하면서
많은 부분 포기하려고 했었던 거 알고. 고마워.
그런데 이제 너도 조금 편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모든걸 다 감수하려고만 하지말고
누릴수 있는걸 누리면서 사랑받고 행복하게"
나를 생각해달라고 했더니 기껏 돌아온 말들은
나의 마음을 산산히 부셔버렸다
난 당신이면 이겨낼 수 있는 거였는데
난 당신이면 품어줄 수 있는 거였는데
당신이 먼저 손만 내밀어 잡아준다면
기꺼이 갈 수 있었던 거였는데
나보고 너도 이제 편하게 살란다
"왜! 오빠 마음대로 내 행복을 생각해서 말해요?
내가 괜찮다는데!! 내가 괜찮다는데 왜!!!!!"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꼭 나 뿐만이 아니라
당신이기에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옆에 있는 그 여인에게
미안해서 내 옆에 있게 할 수가 없다는
그런 바보 같은 말은 제발 하지 마라
어짜피 당신이 처한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당신도 평생 혼자 살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 상황을 품어주어야 함께 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니까 보내준다는 그딴 헛소리 말고
사랑하니까 이 사람이라면 같이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라
그게 맞는거다
우리는 너무도 빠르게 그 시기가 와버려서
그 만큼 마음이 깊지 않을 것을
난 원망하지도 못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