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력이 마지막 장을 남기고 있다
1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이혼이야기가 나오고 분가를 먼저하고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직업을 아예 바꾸고
생각치도 않게 또 다시 이사를 하게 되며
최소 경험하는데 몇년 이상걸릴 일들을 몇 개월안에 다 겪어버렸다
거대한 태풍이 훝고 지나가고 나면 놀랍도록 잔잔해진다
다만 그 태풍이 남긴 흔적들로인해
부서지고 망가지고 어떤건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게 되었을 뿐이다
그것을 치우고 바로 잡는덴 당연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난 꽤 빠르게 안정된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직장도 급여도 일상을 살아가는 힘까지도
그럴수있게 내 동기와 힘이 되어준건
결국 같이 살진 않아도 '엄마'라는 그 이름때문이였던 것 같다
아이의 눈에도 지금 혼자 사는 내 모습이
감정적소모도 없어보이고 자유롭고 평화스러워 보이는 것 같다
무엇보다 내 표정이 좋다
엄마 아빠가 따로 사는걸 아이도 더 평안하게 느끼는 것 같다
아이에게 엄마는 너를 버린게 아님을 알고 느낄 수있게 해야한다
내 모든 동기와 우선순위는 여전히 너란걸 아이에게도 계속 말해준다
내가 당당하게 내 삶을 살아내고 아이가 보기에도
넉넉하진 않아도 많이 부족하지는 않은 삶을 살아가는것을 보여주야한다
다행이 아이도 보는 눈은 있고 알고 느끼는 것 같다
올해는 묵은것을 치우는데 쓴 해인것 같다
워낙 오랜시간이니 미쳐 다 치워버리지는 못한다
그래도 최대한 정리정돈은 해놓고 '쓰레기', '폐기물'이 될 것은 버리려한다
내 삶의 그 어떤 순간보다 더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새해이다
확실히 나의 삶은 완전히 다른 재질로 바뀌어 버렸다
미래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져서 전혀 그려지지 않는다
그것은 날 설레게도 두렵게도 한다
내 한 사람만 먹고 사는 걱정만 하면된다 생각하면 한없이 가벼울 것 같으면서도
모든걸 혼자 해내고 책임져야하는 막막함도 있다
(내가 다치거나 아프거나 일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길 수도 있으니)
'RESTART'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나는 앞으로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그려내갈지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그 시작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이혼'이 절대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졌고 돌이킬 수 없다
내게 주어진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고 생각하는게 생산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다
난 항상 불필요한덴 생각도 감정도 행동의 에너지 소비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지금도 그 노력을 하는 것 뿐이다
이혼하고 바로 써내려간 지금의 내 이야기들과
몇년 후의 펼쳐낼 이야기는 아마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내 스스로도 궁금해진다
그때의 나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막막함과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살아나가고 있다
새로운 나의 시작을 내 스스로 응원해본다
지나간 시간들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기를
후회와 경험의 씨앗을 가지고 더 양질의 삶을 만들어가기를
남은 내 인생의 시간은 오로지 내 이름 석자를 중심으로 써내려가보기를
몇년 뒤 이혼 이후의 달라진 내 삶을 다시 글로써 쓰게 되는 날이 되면
그땐 어떤 글을 써내려가게 될지 떠올리며
설레고 두렵고 희망을 가지지만 또 막연한
지금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