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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11. 2022

아보카도 샐러드 따라잡기

레스토랑 아보카도 샐러드

이 나라는 외식비가 비싼 편이다. 그에 비해 마트의 식재료는 한국보다 저렴해서 집에서 요리해먹는 게 나 같은 월급쟁이에게 최선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박사 후 연구원의 월급은 짜다. 나라마다 물가가 다르니 그에 따라 편차가 있을 뿐 월세 내고 나면 빠듯한 생활비는 박사 후 연구원에게 있어서 전 세계 공통이다. 연구소가 위치한 대학교 캠퍼스 내 연구원 식당에서 5유로 정도로 저렴하게 (학생은 2~3유로) 점심을 먹는 것을 제외하고 직접 요리를 하다 보니 주로 내게 익숙한 한국요리를 하게 됐다. 한국요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다른 나라에 왔으니 이 나라 식재료를 이용해 이 나라 요리들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다지 아는 게 없었다. 연구소 식당에서는 흔히 보던 파스타나 그냥 구이 요리들처럼 딱히 이 나라 요리라고 할만한 요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일주일에 한 번은 외식을 하자고 다짐했다.


이 날도 나에게 주는 선물로 구글맵에서 후기를 보고 예약해뒀던 식당이었다. 골목에 있는 작은 식당이었는데 오리 가슴살 구이가 일품이라고 했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찾아간 식당은 예상보다도 더 작은 식당이었고, 도시 중심가의 경우 서버들이 거의 다 영어를 할 줄 알았는데 이곳은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내가 번역기를 이용해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을 했다. 구글에서 본 후기처럼 오리요리는 훌륭했다. 다만 그전에 전채요리로 맛 본 아보카도 샐러드가 인상적이었다. 맛이 특별해서 인상적이기보단 비주얼적인 효과가 더 컸다. 맛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이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였는데, 아보카도는 기본적으로 마요네즈를 살짝 섞은 듯 아주 크리미 했고 그 안에 새우 살이 잘라진 채 넣어져 있었다. 그리고 윗면에 포인트로 새우살이 얹어져서 “이 안에 새우 있어요”하는 것 같았다. 아보카도 껍질을 용기삼아 샐러드가 가득 채워지고 그 주변은 토마토와 다른 샐러드 채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날 맛보았던 샐러드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이 요리를 따라 해 보았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준비하고 냉동실에서 새우를 꺼낸다. 새우를 해동해서 껍질을 까고 등에 칼집을 넣어 내장을 제거한 후,  끓는 물에 데쳐낸다. 아보카도는 반으로 가르고 칼로 씨앗을 내려쳐서 돌려 빼낸다. 아보카도의 속살을 스푼으로 떠내고 그릇에 담아 으깨준 후 마요네즈를 약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부드럽게 준비한다. 데쳐낸 새우살을 약간은 칼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 아보카도와 섞어준다. 준비된 아보카도 샐러드를 깨끗하게 속살을 제거했던 아보카도 껍질에 다시 담아준다. 위에 새우를 살포시 얹어준다. 냉장고에 있던 채소와 토마토로 주변을 둘러줄 샐러드도 준비한다. 완성이다.



비주얼적으로나 맛으로나 훌륭한 아보카도 샐러드 완성이다. 레스토랑에서 13유로였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기에 아보카도 하나를 쪼개니 양이 레스토랑의 두 배가 되어버렸다. 손님용으로나 나 자신을 위한 요리로나 만점인 아보카도 샐러드. 간단하게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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