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새벽의 시간이 내게 남겨주는 생각들

by 이확위

줄리아 카메론 작가의 "아티스트 웨이"란 책에서 창의력을 되찾는 방법으로 "모닝페이지"라는 것을 제안한다. 책을 미처 다 읽지는 못하고 책장에 한편에 꽂혀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이 모닝페이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았다. 모닝페이지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45분이 지나기 전, 우리 뇌는 자기 방어가 아직 작동하지 않아-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매일 아침 3 페이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많은 이들이 이 3페이지라는 분량이 버겁다고 했다. '나는 꾸준히 글을 써왔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2025년 2월 28일이었다. 하지만 2주도 채 쓰지 않고 노트를 책상 한 구석에 남겨 두었었다.


올 1월에는 언제나 조금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시기를 좀 보내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삶을 정돈해 살아가려 했다. 그럴 때, 책상 위에 쓰이지 않고 있는 모닝페이지 노트가 보였다. 이를 꺼내보니 남아있는 빈 종이들이 아깝게 느껴지더라. 한번 다시 써보자는 마음으로- 올해 벌써 작년 한 해 동안 쓴 것보다 많은 모닝 페이지를 썼다. 2주째 하루도 빼먹지 않고 모닝페이지를 썼으니까.


처음 모닝페이지를 쓸 때는 주로 일기와 같았다. 전날의 기록이 먼저 쏟아져 나왔다. 어제는 이러이러했고, 이때 내 생각과 기분이 어떠했고 등을 적고는 그다음은 오늘에 대해 쓰기 시작한다. 어제가 이러했으니 오늘은 이래야지. 이러하면 좋겠다-와 같은 내용 말이다. 그렇게 적어내려가면 우연인지, 나는 매번 마지막 한 페이지가 남게 되더라. 그러면 이제 뭘 써야지 싶으면서도 뭔가를 계속 써야하닌-이런저런 생각들이 나오는 듯했다. 이래서 속 마음을 꺼내 들게 하기 위해 3페이지를 쓰라고 하는 건가 싶었다.


며칠 전, 아침에 눈을 뜨고 노래를 하나 틀었다. 알고리즘으로 그 노래 다음 노래가 자동 재생되었고, 익숙하며 그리운 한 가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상을 떠난 Linkin Park의 체스터의 목소리였다. 좋아하던 곡이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노래를 듣는 것만 아니라 그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면서, 그 아래 달린 댓글들을 보았다.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는 그의 모습과 그전에는 들리지 않고, 신경 쓰지 않던 가사가 내 귓가에 맴돌았고- 모닝페이지로 적어 내려가고 싶은 여러 생각들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그렇게 바로 일어나 글을 썼고, 그렇게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브런치에 그대로 옮겼다.


나는 솔직한 마음으로 적어 내려 간 그 글이 제법 맘에 들었다. 하지만 브런치에서 인기가 있진 않았다. 좋아요 수도 현저히 적었고 말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있어서 나의 목표와 중심생각은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을 쓰자'이다. 그러니 나의 진짜 글이었다고 하겠다.


그런 후, 오늘 아침도 나는 모닝페이지를 썼다. 아마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이 고요함 속에서가 아니라면 어쩐지 나오지 않을 생각들이 떠오르며 오늘도 종이를 채워나갔다. 그러다, 모닝페이지를 모두 채워냈지만-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을 준비한다.

새벽이 내게 가져다준 생각들을 전하고 싶어서.


정제되지 않았기에 더 투명한, 해가 뜨기 전의 서늘한 공기를 닮았지만— 어쩐지 아침이 오면 떠오르는 눈부신 햇살 같은 문장들을 이곳에 차곡차곡 쌓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