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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싸이월드 속 나의 20대

난.. ㄱ ㅏ 끔.. 눈물을 흘린ㄷ ㅏ..

by 따청
나름 잘 안보이게 한다고 덮어 씌웠는데..


싸이월드가 돌아왔다. 최근 트렌드인 모바일에 맞춘 건지, 웹으로 다시 오픈 하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돌아왔다.


사실 부활한지는 제법 됐는데, 그동안 귀찮기도 하고.. 이걸 열었다가 큰일 나지 싶은 생각도 들고 해서 펼쳐보지를 못했다. 하루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플을 깔고, 들어가서 봤는데..


나의 20대 시절이 오롯이 녹아 있다.


지금에 와서 살펴보니 나의 20대는 너무나도 재미있었던 학부생활과 또 그만큼 재미있었던 중국 생활이 섞여 있다. 두어 시간 사진을 슥슥 훑어봤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대략 10년간 기억이 훅 하고 들어왔다.


내려가면서 멈칫하는 사진도 있고,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진도 있고.. 지금이면 말도 안 될 온갖 초상권은 무시한 사진들이 대부분이고..


어플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하면 항상 처음부터 스크롤을 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생각보다 리소스를 많이 먹는지 전화기가 손난로처럼 뜨거워지는 바람에 이틀 지나고 지워버렸기는 하지만 참 즐겁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두어 시간이었다.


싸이월드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의 많은 추억이 오롯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판도라의 상자니 뭐니 하지만 어차피 비공개이고, 개별적으로 들어가서 살펴본다면 매우 재미있으리라.


디지털과 클라우드, 온라인이 막 태동하던 그 시절. 그 당시 싸이월드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나왔을 당시에도 영원하리라 생각했다. 지금 또 최신 유행은 뭐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이 역시 지금은 영원할 것 같지만 사실 언젠가는 사라질 서비스이리라.


나중에 50살이 되고, 60살이 되었을 때 내 추억이 가득 있는 사진들은 어디에 저장되어 있을까? 어쨌든 지금의 추억은 사진으로 저장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일기를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지금 열심히 기록하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나 브런치 역시 언젠가는 서비스가 종료가 되겠지. 나의 수많은 기록들은 어디에 백업을 해 놓아야 할까?


2013년부터 애플의 아이폰만 쓰고 있다. 그렇게 쓰다 보니 애플 생태계라는 것에 묶여서 모든 사진이 애플 계정에 저장이 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백업을, 인화를 하나씩 해 놓아야 할까?


애플도 언젠가는 사라지지 않겠는가. 역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실물이 있는 아날로그일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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