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河
그녀는 절정의 꽃
야화(夜花)처럼 밤에 피는 꽃.
그녀의 꽃값 일십팔만 원,
스스로도 이 값이면 만개(滿開)의 시절임을 안다.
영은이처럼 흘러 다닐 멀잖은 내일도 안다.
피고 진다는 것,
사람이나 꽃이나 매한가지.
절정의 꽃봉오리 피어오르던 그 시절이 봄날,
억센 그림자에 눌려 짓이기며
달궈진 인두처럼 속살 헤집고 드밀던
그믐의 기억은 이미 잊은 지 오래.
외진 골목 들던 바람처럼 흘러 들어온 열여덟 청춘.
사연을 탓해서 무엇할까.
오늘 그녀 꽃값은 일십팔만 원.
어둠 내린 주홍빛 밤바다에
그렁대는 파도 소리 애써 외면한 채
누워 하나둘 별만 헤는 그녀.
할퀴고 가는 파도에 결국
꽃순 시들고, 모가지 꺾이고 말
열,
여,
덟,
내 누이 같은 청춘.
*영은이: 영화 '노는 계집 창'의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