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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캇아빠 Jul 05. 2024

파일과 클라우드

때는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나는 용돈을 모아 20메가바이트 하드드라이브를 사기 위해 용산으로 향했다. 20MB 하드드라이브는 몇십만 원 짜리였고, 나는 용돈과 그동안 모은 설날 세뱃돈으로 몇 년 동안 준비한 돈으로 20MB 바이트라는 어마어마한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손에 들고 기뻐했다.


그리고 지금 2024년 20MB는 아무것도 아닌 크기가 되어 버렸다. 내 컴퓨터 바탕화면이 2MB고, 내가 듣는 음악을 굳이 파일로 저장하자면 10MB 정도다. 그래서 20MB면 둘째 아이 졸업식에서 졸업장 받는 장면을 다 찍지도 못한다. 


처음 프로그래머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에서 제일 달라진 점이 뭘까? 나는 자신 있게 연결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예전 컴퓨터 책 중에는 모질라 브라우저로 웹 페이지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책 한 권이 꽉 차게 기술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인터넷 하는 법을 책으로 사지 않는다. 핸드폰만 들면 인터넷 서칭을 할 수 있고, 어떤 장소를 가든 WIFI 소스를 검색하면 최소 3개 이상 뜬다. 핸드폰, 헤드폰, 시계, 전구, 스피커, 냉장고, 자동차까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원하면, 언제든지 어느 누구와 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정보를 인터넷상에 두는 데 이상함을 느끼지 않고, 우리는 그것을 클라우드 데이터라고 부른다.


모든 클라우드 데이터는 인터넷에 잘게 쪼개져서 나눠져 보관되고 이줌삼중으로 존재한다. 천재지변으로 데이터 센터 (컴퓨터가 가득한 곳)가 번개를 맞거나 불이나도, 데이터는 손실되지 않는다. 클라우드는 서로 간에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캐나다에서 올린 아들의 클라우드 사진을 보는데, 불편하거나 느리다고 느끼지 못한다. 데이터는 메인 보관장소와 속도를 향상하기 위한 캐시서버로 복사되지만, 이용자는 뭐가되었든 빠르기만 하면 된다. 여행계획표 엑셀파일이나, 학교과제 PPT 파일도 더 이상 컴퓨터에 있지 않고, 인터넷에서 바로 편집해서 파일은 클라우드에 존재한다. 그래서 사용자는 단지 클라우드 파일을 공개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누구에게만 공개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이글도, 내 컴퓨터에 존재하지 않고 클라우드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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