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날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친구와 종로에 영화를 보러 갔다가,
뜻밖에 목격하게 된.. 전경들의 집단 구타
장면이 계속.. 뇌리에 남아 있던 차에-
학회장이었던 선배가
조심스레- 문건을 하나 건네며,
시위에 같이 참가해보지 않겠냐고..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좀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상한 호기심과 의협심(?!)이 발동하여-
피카디리 극장에 갔던 날로부터 정확히 1주일 후.
나는 전혀 다른 입장(?!)으로..
파고다 공원 앞에 서 있게 되었다!
그 날,
길이 막혀서 출발부터 좀 늦기도 했고..
통제된 도로 사정으로,
버스에서 내려, 멀리서 걸어오는 바람에..
뒤늦게 시위대에 합류를 하게 된 상황이라,
선배를 따라.. 우리 학교의 대열을 찾아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바로 그. 때!!
내 발 쪽으로, 뭔가가 휘리릭- 굴러오는 거다.
이게 뭐지? 하고 보는 순간-
시커먼 어떤 것(?!)이 미친 듯이 춤을 추더니,
거기서 하얀 연기가 자욱하게 뿜어져 나왔다.
으아악~~~!!!
연기를 맡는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혀 와서..
정말 꺽- 소리 조차 안 나올 정도로,
전혀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얼굴은 마치 유리가루가 박힌 듯이 너무나 따가워서
진짜 이러다 죽는구나.. 싶을 정도로..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순간. 이었는데.. ㅠㅠ
같이 갔던 선배가 갑자기 담배를 꺼내 물더니,
연기를 마구- 내 얼굴을 향해 뿜어주었고..
그 연기에, 너무나도 다행히..
따가움이 가라앉으면서, 숨도 쉴 수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맡은 것은 "지랄탄" 이라 했고..
(지랄 맞게 춤을 춘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 지랄탄의 약은.. 연기!
그래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거리에서도, 불을 떼워 연기를 피우는 거라 했다.
(최루탄도 마찬가지. 치약도 효과가 있다! ㅋ)
이렇게 고마운 담배라니!!!
내 생명의 은인이 된 담배가 아닌가! ㅎㅎㅎ
(그래서, 솔직히.. 이때부터 담배를 배웠다.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쿨럭! ㅋ)
지랄탄으로 호된 신고식(!!) 을 치르게 된,
나의 첫 번째 시위 참가는.. 바로 이어서-
명지대 1학년으로, 동갑내기였던 강경대 학생의
죽음으로.. 더욱 가열차게! 불 타오르면서..
내가 소위, 운동권 학생으로 변신(?!) 을 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