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가 중반을 넘어가자,
몰아닥쳤던 일들이 많이 정리되고..
부산호텔 게스트 라운지에도,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그 여유를 즐기듯-
초청팀 스탭•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온 게스트들과 여럿이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며 노닥거리고 있던 중..
문득. 입구 쪽으로 들어서는
어떤 노신사를 발견하게 된 나는..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꾸벅~ 배꼽 인사를 하고,
재빨리 다가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 노신사는 바로,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의 장본인.
최윤석 배우님이셨다!!!
이름 석자 만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실제 얼굴을 딱! 보게 된 그 순간.
단박에 그 분임을 직감할 수 있었는데..
최윤석 배우님은,
<짝코>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빨간 앵두> <겨울 여자2> 등..
무수히 많은 영화에서 익히 보아왔던-
바로 그 멋진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
최윤석 배우님을 게스트 라운지 안으로 모시고,
커피를 대접하며..
영화제 공식 일정과 호텔 바우쳐 등-
각종 안내 사항을 말씀드리는 동안..
그간, 너무 사무적이었던-
그리고, 그 분의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지고,
너무나 죄송해져서..
더욱 깍듯하고 친절하게!!
응대를 해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 때에도,
최윤석 배우님은 한참 어린 나에게..
너무나도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대해주셨는데..
가만히 지켜본 그 분의 차림새가
내내 마음에 걸렸던 기억도 난다.
얼굴은 변함없이,
멋진 배우의 모습 그대로 였지만..
엉클어져서 까치집이 지어진 머리에,
꼬깃하게 구겨진 셔츠와 바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왠지 험란 했을(?!)
그 분의 삶의 괘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이다.
(나중에-
얄개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손창호 배우님이 행려병자 병동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돌아가셨다는, 가슴 아픈 뉴스를 보고..
이 날의 느낌이 더욱 오래도록
내 가슴에 남았던 것도 같다 ㅠㅠ)
그래서, 나는 더더욱-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잘 대해드리려고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