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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l 07. 2022

시시한 시

백스물여섯 번째 시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괴롭고

아무도 들리지 않을 소리에 외롭다

그대의 바람은 오늘도 묻히고

밖에는 바람 소리만 몰아치고 있었다

시인은 글을 팔아먹고 사는 게 아니라

꿈을 팔아먹고 산다는 것을

이것은 시도 아니고 담배연기도 아니고

술주정도 아니고 철이 없는 것도 아니라

그냥 내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게

그게 참 어려운 일이다


시는 쓰는 것이다

그래서 시는 달지 않고 쓰다

좋아요 받아쳐먹으려고 쓰는 것도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려는 것도 아닌

다 마신 캔처럼 스스로 발로 짓누르고 짓눌러

마음을 분리수거한다는 것을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몇 번이나 고민하고 또 고쳐 썼던가

누군가의 고통 없이는 시인도 없다는 것을

빌어먹을지언정 세상에 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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