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가장 편하기도, 가장 위험하기도 한 것

by 황삼팔


대학 1학년 정치 수업. frame(이하 프레임)이라는 개념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프레임은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특정한 관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정한 해석을 유도하는 구조적인 틀을 뜻한다.


정치계에서는 특정 이슈나 인물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 유권자의 인식을 조작 또는 유도하기 위해 이 프레임의 개념을 적극 활용한다. 언론은 이 프레임을 설정하는 강력한 매체 중 하나고, 이는 대중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레임은 우리네 삶 속에서도 다분히 일어난다. 직접 경험 없이도 한 사람이 얼굴의 구성 요소인 입을 '뻥긋'하면, 특정 인물 또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 평판이 쉽게 만들어지는 게 대표적인 예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 만든 이 프레임에 사실 여부 확인 없이 쉽게 갇히고는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의도가 무엇이든 좋게 흘러가는 '프레임'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누군가의 '비꼬인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게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비꼬인'이라는 형용사를 쓴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의적이고 다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의도가 있는 것을 프레임을 씌어 나타낸 것이다.


주요 목적은 자신의 이익, 특정 대상을 깎아내리려는 분노 따위가 될 수 있겠다. 설령 긍정적인 프레임을 씌운다고 하더라도, 무언가에 갇힌 해석은 항상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자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착한, 종교를 가진 신실한' 등의 긍정적인 수식어를 가진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때로는 그런 이미지를 가진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 것 정도를 말할 수 있겠다.


물론 그게 쉽게 가는 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업무 방식의 프레임을 정하거나 특정 인물에 대한 프레임을 달아 놓으면 내가 원하는 '흐름'을 만들기 쉬울 수 있다. 다만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선에 틀을 짜 놓는 것은 늘 부작용이 따른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고, 통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 너머 이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애초에 프레임을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이 결국 '의도가 있음'임에도 말이다. 잘못 만든 프레임은 사실과는 전혀 다른, 편향적이고, 폐쇄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더 넓은 것을 보기 위해서는 프레임 밖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다각적인 시야로 무언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일상과 상황에 매몰되다 보면 프레임 안에 사는 게 더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다수가 그 틀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게 '정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넓게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존재한다. 누가 만든 지도 모를 그 틀을 깨는 것은 필요하다. 오로지 내가 바라보고, 경험한 것을 통해서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안전할 수 있다.


누군가 씌운 프레임에 잠 못드는 사람의 고민을 듣고 나서. 고민을 가진 이와 그 프레임을 씌운 이, 그리고 프레임 틀에 갇힌 이들을 생각하며 적어봤다.


2025년 1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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