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도보 여행작가의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배우다'...
제가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하여 처음 접한 것은...
10여년전...
그러니까 김효선 도보 여행작가가 '산티아고 가는 길'을 여행중이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해군에 근무중이던 그해...
저는 경남 진해의 해군 모항에서...
모 부대 작전참모를 하고 있었지요...
사관학교 5년 선배이신 부대 지휘관께서...
전역을 하시면 스페인의 좋은 길을 걸으시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그 좋은 길이 '산티아고 가는 길'인지 몰랐었고...
2010년 6월 제가 전역하여...
숲해설가 교육을 받으며...
동료 숲해설가 선생님들과...
산행을 하고 식생 공부를 할 때에...
고향인근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숲체험 교육을 하면서...
접하게 되었던 책이...
브라질 소설가 파블로 코엘료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었지요...
그 때부터...
코엘료에게 매료되어...
'연금술사'...
수필집 '흐르는 강물처럼' 등 그의 책을 읽던 시기인데...
그의 영적인 글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이 많이 언급되어...
지난 날을 회상하며 부대장님이 말씀하신 길이 이 길이구나 싶었습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
언젠가는 꼭 걸어보리라고 생각하던 그 길...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나름 공부를 했었는데...
최근에 도서관에서 우연찮게 접하게 된...
김효선 도보 여행작가의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를 읽게 되었지요...
인생 2막을 위해...
많은 외국 자료를 포함하여...
15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작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
유럽 역사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더욱이...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만난 일본 지인과 힘든 산맥을 넘어 첫날을 걸으며...
나이 지긋한 그 일본분의 무거운 룩색을 자기 짐도 무거운데...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대신 짊어지고 운반해주고...
아픔을 같이하는 모습에서 참으로 정겨운 분이구나 싶었지요...
또한...
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여러나라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며...
문화를 공유하는 모습은 어학도 어학이지만...
해박한 역사문화 지식과...
열린 마음과 함께...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800여 km 결코 짧지 않고 쉽지 않은 길을...
50여일의 긴 여정으로...
한발한발 내딛어 몸과 마음으로 만끽하는...
여행자의 모습은...
어느 구도자를 보는 듯했지요...
여정이 마무리 되고...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떠나고...
홀로...
잔여 여정을 걷고 여행을 끝내며...
'산티아고 가는 길'과 그 길에서 국제적 정을 쌓았던 분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던 모습에서는...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여행서답게...
궁금한 이런저런 정보를...
세심하게 열거한 것 또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를 엿보는 것이었지요...
참으로...
감성이 풍부한 분이고...
맑고 밝은 성품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되어...
책을 읽는 내내...
제 마음 또한 편안해지는 것같았습니다...
좋은 여행...
아름답고 정겨운 글에...
감사를 표합니다...
김효선 도보 여행작가
300여 페이지의 여행서...
800여km...
프랑스 서부에서...
스페인 북부 대서양까지...
50여일 도보여행...
진솔된 걸음과 열린 마음으로 접하는 풍광과 사람들에...
감성적인 표현의 글들...
자세하고 친절한 여행서이기도 하지만...
이베리아 반도의...
역사적 이야기도 재미있고...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따뜻한 마음이...
감동을 더해 주더군요...
카미노의 여인으로 거듭나다
걷기에의 충동은 대도시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의 본능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반대편에 있는 자연 속으로 걷는 길이다.
서양 고전문학의 모든 주인공들은 틈만 나면 숲속으로 걷고, 걷고 나면 무슨 문제든 풀렸다.
버지니아 울프나 워즈워드 남매의 모든 창작은 걷기 여행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도 걸었고, 루소, 바흐, 괴태도 평생을 걸었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4년을 걷고 나서야 쓰여질 수 있었다.
알면 사랑한다고 했던가.
무자비한 생의 질수 속에서 간절하게 느림과 여유를 꿈꾸는 이들, '어떻게 살까'의 문제에 직면하여 새로운 계획과 국면의 전환을 꾀하는 이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시들고 무기력한 나날 속에서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모든 이들에게 나는 이 낯선 길로 떠날 것을 서슴없이 권한다.
스페인에서 산티아고는 성인 야고보를 가리킨다.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는 '성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을 뜻한다.
카미노-프랑세스는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800km의 길
멀고도 먼 대장정이지만 하루하루 보이는 진전이 있고 그에 따른 뿌듯함으로 자신감을 키우는 길이다.
대자연 속에서 나를 깊이 돌아보며 침잠하는 시간은 그 값어치를 매기기 어렵다.
타박타박 온전히 몸으로만 걷고 또 걷는 길, 오로지 걷는 리듬감에 취해 단순해지는 삶을 만끽하며,
깊은 산중에서 맛보는 스페인 시골 음식을 먹고 행복하게 잠드는 길이다.
무엇보다 인내로 걸은 뒤에 얻은 성취감으로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용기가 충전되는 길이다.
Day 02 5월 13일 생장피에드포르 - 론셀발레스(20km)
로마인의 길, 비아 트라이아나
눈물을 떨구며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안개비 자욱한 숲길을 듀카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얕은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음색이 다양한 새소리, 나뭇잎에 고인 빗물이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았다 날아가는 소리, 풀숲을 스치며 지나는 작은 산짐승들의 소리,
나의 외지팡이 소리, 내 것과 다른 듀카의 둔탁한 쌍지팡이 소리.
이 모든 소리들이 어우러져 멋진 교향곡을 연출한다.
이 숲의 연주는 이를테면,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나 말러 5번 심포니 4악장 아다지에트 같은
분위기다.
롤랑의 노래가 들리는 곳
그제야 론세발라스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생각났다.
중세 기사문학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것으로 영국의 '아더왕 이야기'와 독일의 '니벨룽겐의 반지'를
꼽을 수 있다.
그에 비견할 수 있는 것으로 프랑스에는 '롤랑의 노래'가 있다.
Day 07 5월 18일 시라퀴 - 에스테야(18km)
느리게 걷기
나는 절대 돌진하는 병사처럼 걷고 싶지 않다.
후딱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걷는 길이 아니다.
물론 목적지에 다다르는 성취감은 큰 행복이지만, 애초에 즐겁게 걷고 싶어서 나선 순례길이다.
가는 과정을 즐기고 싶은 것이 본질인 것이다.
쉬면서 함께 걷는 이와 마음을 나누고, 넓은 들판 가득 웃음도 채워가며, 바람결에 실려온 꽃향기에
취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Day 08 5월 19일 에스테야 - 로스아르코스(20km)
고통은 통찰력을 길어내는 우물
인간은 고통을 통해 깊은 통찰력을 터득한다고 말이다.
Day 09 5월 20일 로스아르코스 - 비안나(20km)
무엇을 더 버려야 하나
배낭의 짐을 모두 꺼내 어떻게든 줄일 궁리를 해본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재생지 공책을 버리기로 했다.
모자라면 더 산다는 맘으로 작은 메모용 공책으로 두 권을 사왔지만 그것마저 쓸 일이 없다.
길 위에서야 없던 재능마져 샘솟아 마치 시인라도 될 것처럼 멋진 생각 속에 묻혀 있지만,
정작 글을 쓸 만큼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조금 시간이 나면 걸어온 거리와 만났던 이들에 대해 잠깐 스케치 정도만 하고 덮기 일쑤다.
Day 12 5월 23일 아조프라 - 산토도밍고데라칼사다(17km)
목이 메어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쓰리도록 아픈 기억들, 그리움도, 미련도, 분노도 다 잊어버리고 싶었다.
한없이 걷고 또 걷다 보면 다 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응어리졌던 기억들이 노래 가락을 타고 슬며시 고개를 치켜든다.
'그래,흐르는 눈물 막을 것 없다. 실컷 울어보자! 울고 나면 맘속에 맺힌 응어리도 앙금도 사라지겠지.'
그런 마음으로 홀로 울며 걷는 길...
온몸으로 함께 걷는 부자지간, 바라보는 나까지 흐뭇하게 만드는 싱싱한 삶의 에너지가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전설 따라 걷는 산티아고 가는 길
스페인은 무수한 전설이 깃든 땅이다.
그 중에서도 산토도밍고의 전설은 산티아고 길의 대표적 전설 중 하나이다.
Day 13 5월 24일 산토도밍고데라칼사다 - 벨로라도(21km)
훌륭한 자원봉사자 피터 부부
지금껏 이렇게 친절한 자원봉사자는 처음이다.
큰 헛간을 개조해서 만든 허름한 잠자리지만 이들의 훌륭한 안내로 별 다섯 개짜리 호텔에 들어선
기분이다.
아그네스의 안내를 따르는 순례자들의 얼굴이 한결같이 환하다.
이들 부부가 베푸는 반듯한 봉사가 대접 받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다.
Day 15 5월 26일 아게스 - 부르고스(22km)
스페인의 영웅 엘시드
부르고스는 대영웅서사시의 주인공 엘시드의 역사가 깃든 도시다.
본명인 로드리고 디아스 데 비바르(1043~1099)보다도 엘시드로 서 널리 기억되는 인물이 태어난 곳.
엘시드는 이슬람교도인 무어인들이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할 때 카스티아레온 왕국의 알폰소 6세를 섬기며 무어인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사다.
711년 이슬람 옴미아드 왕조의 침공으로 서고트 왕국이 붕괴되면서 이들은 비옥한 남부를 빼앗기고 고원과 산맥투성이인 이베리아반도 북부로 밀려나 황폐한 삶을 살게 된다.
이 시기에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고, 야고보는 레콩키스타(이슬람 세력에게 빼앗긴 국토를 되찾자는 전쟁)의 기수가 된다.
그렇게 시작된 긴 국토회복운동의 한 시기인 11세기에 영웅 엘시드가 등장해서 대서사시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베리아반도의 무어인들
711년 아프리카의 베르베르족과 아랍 귀족으로 구성된 부대를 이끌고 타리크 장군은 지브롤터해협을
건넌다.
이렇게 하여 이슬람 교도들이 이베리아반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1492년 1월2일, 이슬람의 그라나다왕국의 마지막 이슬람 왕 보압딜이 알람브라궁전의 열쇠를
카스티야왕국의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에게 넘겨주고 북아프리카로 떠날 때까지,
800년간 이베리아반도를 통치한 무어인들의 왕국은 찬란한 이슬람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워놓고 떠나갔다.
Day 16 5월 27일 부르고스 - 온이오스델카미노(19km)
흐르는 강물처럼
부르고스는 산티아고 길의 중간거점답게 이렇게 떠나는 이와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Day 22 6월 2일 베르시아노스 - 만시야데라스물라스(27km)
얀의 특별한 재주
길을 걷는 나그네는 흐르는 물과 같다.
죽음을 집에서 기다리지 않는다.
난 무엇보다 즐겁게 걷고 싶어 이곳에 왔다.
켈트와 로마와 중세의 역사와 전설, 영웅들의 장엄한 노래, 기사들의 말발굽 소리,
숭고한 종교적 희생이 숨 쉬는 들판을 걷는다.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란 말인가.
Day 30 6월 10일 라화바 - 트리아카스텔라(30km)
맛에 대한 심오한 깨닭음
이렇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자연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리듬으로 걷고, 곤하게 자고,
순박한 장소에서 먹는 음식에 행복해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 한없이 기쁘다.
Day 34 6월 14일 팔라스테레이 -아르수아(30km)
끊임없이 우리를 초대하는 길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걷는군요."
"난 정말 행복하게 이 길을 걸었어요. 그런데 행복하게 걷던 길이 끝나가는 것이 슬퍼요."
산티아고 가는 길은 끊임없이 우리를 초대하는 길이다.
Day 40 6월 20일 네그레이라 - 올베이로이(33km)
할머니, 나 쟌 모리스 알아요
사소한 관심이 인간적인 유대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흥분과 유대는 이렇게 뇌리에 박혀 소소한 삶의 즐거움으로 기억되니, 참으로 멋지지 아니한가.
설걷이는 내가 쏜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 밤새도록 알베르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울어대던 스페인 고양이,
달빛 아래 무르익던 프랑스 아가씨와 스페인 청년의 속삭임, 카미노의 아름다운 밤은 달콤하게 깊어간다.
Day 41 6월 21일 올베리로아 - 피니스테레(30km)
땅끝에서 올리는 특별한 결혼식
생장에서 피니스테레까지 걸으리란 나의 목표를 완전히 이루었다.
그런데 이렇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지난 여정을 추억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이 시간들을 붙잡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이 또한 미련인가.
마음이 허전해진다.
Day 42 6월 22일 피니스테레 -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가리비 조개를 찾아서
이제는 볼 수 없는 나의 카미노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걸었던 추억이 와락 나를 덮치며 난데없이 눈물이
흐른다.
소매로 얼른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다시 순례의 길을 걷는다고 해도 함께 했었던 그들을 또 만날 수는 없겠지.'
내가 걸었던 길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 어디론가 흘러가고 없다.
흐르는 물처럼...
Day 43 6월 23일 리바디오 - 쿠디에로
해안선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무인 알베르게에서 내가 기다려준 이유을 알고는 더더욱 고마워한다.
이럴 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이 소소하게 배어나올 때, 그리고 그 배려로 인해 서로가 따뜻한 마음을
자연스럽게 나눌 때, 마음에 널찍한 공간이 생기는 것 같다.
기분 좋은 일이다.
완벽한 노던웨이 가이드, 후안
작은 친절이라도 먼저 베풀기 위해 노력하면, 그 결과는 언제나 내게 큰 도움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 작은 배려로 맺어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오늘 또 느끼며, 만족스러운 하루를 마감한다.
Day 49 6월 29일 괴메스 - 빌바오
빌바오로 가는 길
순례하는 동안 내내 손에 쥐고 다녔던 지팡이를 매만져본다.
감회가 새롭다.
다람쥐는 손때가 묻어 꾀죄죄하고, 지팡이 끝 쇠심도 닳아 뭉툭해졌다.
투박해진 지팡이의 꼬락서니가, 그 지팡이에 의지해 걸었던 길에 대한 그리움이 되어 가슴을 메운다.
산티아고에서 내 오랜 카미노 친구들과 헤어졌을 때 나는 이미 내가 걷는 길이 끝나는 슬픈 기분을
맛보았다.
그래서인지 막상 길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지금은 오히려 담담하다.
'나는 꼭 다시 찾아 올 거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되뇌어보지만, 다시 오지 못하면 어쩌나, 자꾸 뒤돌아보는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서운하다면 그게 서운한 거고, 두렵다면 그게 두려운 거다.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길고 긴 길을 마쳤다.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Epilogue
끝나지 않는 카미노
'이제껏, 길 위에서, 나와 길은 조화로웠어. 내가 길을 걷는 겐지, 길이 나를 따르는 겐지 모를 정도였지.
길 위에서, 생면부지의 누군가와 마주쳐도 우리는 반가웠어.
길 위에서.
길을 통해 우리는 무언가로 맺어졌고, 서로에게 낯선 타인도 희한한 이방인도 아니었어.'
까만 우주 공간에 은하수 반짝이듯, 올려다보는 하늘 위로 길고도 긴 길이 활짝 펼쳐진다.
왈칵 그리움이 솟구친다.
무언가 어긋난 게 아니었구나...
이유없는 처연함이 이제 이유 있는 그리움으로 거듭나는 것이로구나...
그리움은 길을 향해 있다.
길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게 속삭인다.
어서오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렌다.
난 내 인생에서 열정의 시간은 이미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에 새로운 계절이 열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카미노는 내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기쁨으로 보답했다.
이제 새로운 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난 기꺼이 즐거운 나그네가 되어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Afterword
나의 카미노 친구들
여러 나라에서 보내는 내 카미노 친구들의 기념엽서들!
카미노를 함께 걸으며 서슴없이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르며 우정을 나눈 우리는,
저녁이면 그날 아침에 미리 정해두었던 알베르게에 다시 모였다.
산티아고를 떠난 우리는 거의 한결같이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는 열별에 빠졌고,
이렇게 이멜일로 또 엽서로 그 그리움을 달랜다.
우린 내 제안에 따라 함께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실크로드를 따라 가는 여행이다.
중국에서 모여 아시아 대륙을 횡단하여 터키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 유럽으로 가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로마로 말이다.
온전히 걸어가는 것은 아니다.
기차나 버스도 이용할 것이다.
길은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다.
길 위에는 새로운 발견의 쾌감이 늘 함께 한다.
길 위에서 꿈은 싹트고 또 영근다.
물론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길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아니, 그저 보상의 수준이 아니라 넘치도록 나를 채워 감동시킨다.
그렇게 한없이 베푸는 연인이 바로 길이다.
그저 떠날 일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저 길 위로!
두려움 없이, 주저함도 없이!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