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8.3.수. 더운날 책읽기)

박정은 여행작가의 '스페인 소도시 여행' / 역사와 문화 이야기...


263CF93957A009591F92BF

더운 여름...

도서관 문 열자마자...

독서대와 간식거리 챙겨와...

책을 읽는 어린 친구...

한참을 보고 있노라니...

흐뭇한 미소가 피어나더군요...



800이라는 숫자에 역사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나라...

예수의 열두 제자중 제일 먼저 순교한 산티아고(야곱) 성인의 시신...

800여년만에 이 나라의 북서부 산티아고에서 발견...


이슬람계인으로 이베리아 반도와 북부 아프리카에 살았던 아랍계나 베르베르족의 후손인 무어인이...

711년 이 나라를 침공하여 800여년만에 레콘키스타(국토회복운동)로 물러갈 때까지 기간...


거대한 국토로 인해...

중세부터 로마의 식량과 자원기지 역할을 했던 나라...

어느 국가보다도 봉건적인 색채가 강했던 나라...


영국에 세익스피어가 있다면...

이 나라에는 세르반데스가 있고...

근현대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인상파 피카소와 초현실주의 살바도르 달리의 나라...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있는 나라...


대 항해시대를 후원했던 이사벨 여왕의 나라...

무적함대의 나라...


정렬의 플라멩코와 투우의 나라...

발렌시아의 파에야와 하몽, 오르차타와 파르톤...

그리고 북부 바스크의 핀초 등 요리의 나라며...

안달루시아의 티오 페페 셰리와인의 나라...


중세 도시가 살아숨쉬며 전설이 꿈틀거리는 나라...

유럽이지만 이국적 색채가 숨겨진 보석같은 나라...


그 스페인을 공부합니다...


2339563957A0096522E1A0

박정은 여행작가...

여행중에 풍광과 먹거리에 빠져...

막상 놓치게 되는 예술가나 작품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2556ED3957A009960F1C64

실타래처럼 엮인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었더군요...


244CB93957A0099F164A8A

여행지에 그저 들렸다 오는 것이 아닌...

좀 더 깊고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그 곳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74B883957A009D4173A50

여행은...

아는 만큼 느끼고 이해하고 또 보게 된다고...



아라곤과 발렌시아 지방...


사랑의 기억과 하몽의 매력...

테루엘...


14세기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라면...

테루엘의 연인(Los Amantes de Teruel)은 그보다 앞선 13세기...

디에고와 이사벨의 사랑 이야기...

'산 페드로 성당'...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을 꼽으라면 보통은 '파에야'를 떠올리지만...

파에야은 발렌시아 지방의 대표적 음식...

스페인 여행을 제대로 했다면 누구나 주저 없이 '하몽'을 꼽는다...

하몽은 스페인 전통음식으로 돼지 뒷다리를 천연소금에 절인 다음,

건조하여 만든 생햄이다...



파에야의 유혹 그리고 오르차타...

발렌시아...


스페인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

파에야의 발상지...

쌀 생산지 타라고나...


파에야는 친구들과 모여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처럼...

함께 수다를 떨며 여럿이서 나눠 먹는 서민음식이요 야외음식이며...


잔치음식이었던 것이다...

발렌시아의 결혼식이나 잔치, 모임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바로 파에야란다...


스페인에서 '리아'가 붙으면 그 무엇을 파는 곳을 뜻한다...

'오르차타'...

색깔이 우유랑 비슷한데 가격이 1유로 미만으로 아주 싼 편이다...

아몬드 가루, 참깨, 쌀, 보리를 넣어 만든단다...

한여름에 얼음 동동 띄워 먹는 우리나라의 미숫가루랑 비슷한 느낌...


오르차타와 함께 먹는 과자 '파르톤'...

밀가루에 우유, 설탕, 달걀을 넣어 만든 길쭉한 빵으로 글레이즈 코팅이 돼 있다...

발렌시아 사람들은 오후 간식으로 오르차타와 파르톤에 푹 빠져 산다...



카탈루냐 지방...


가우디를 만나는 곳...

바르셀로나...


안토니 가우디(1852~1926)...

그는 직선이란 찾아볼 수 없는 구불구불한 디자인에 아름다운 빛깔의 타일을 조합하여...

환상 속 건축물을 현실세계에 펼쳐 놓은 스페인 최고의 건축가다...


가우디는 건축을 자연에서 가져왔다...

자연에서는 직선을 볼 수가 없다...

자연은 오랜 세월을 거쳐 진화한 생명체다...

가우디는 그런 자연을 모티브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건물을 완성했다...

가우디가 구현한 곡선은 사람들에게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건축을 예술로 끌어올린 이는 많았지만 가우디 같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누구라고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평생 독신이었던 가우디는 금욕적인 삶을 살면서...

시계처럼 규칙적이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

심지어 사순절 단식을 지키려다 생명이 위독해질 만큼 신앙심이 깊었다고 한다...

여느 때와 같이 성당으로 걸어가던 가우디는 전차에 치이고 만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람들은 검소한 차림의 그를 부랑자로 여겼던 것이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가우디는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체 쓸쓸히 죽음을 맞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1882년부터 짓기 시작했다던 성당의 완공은 100년이 걸릴지 20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했었는데...

2010년 후반부터 성당 내부가 공개되더니 같은 해 11월 7일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당을 방문해 축복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이날의 축복세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성당 중 최고자라인 '대성당(바실리카)'에 오르게 된다...


완공은 가우디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성당을 100% 헌금으로 짖는다는 사실 또한 의미심장하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자신의 수건으로 예수의 피와 땀을 닦아주었는데...

이 베로니카의 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새겨진 기적을 묘사...



카탈루냐의 수호 성모, 라 모레네타...

몬세라트...


몬세라트 수도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소년 합창단 중 하나인 '에스콜라니아' 소년 합창단의 성가를 들을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검은 성모상'은 성 루가가 만들어 기원후 50년에 스페인으로 들여왔다고 한다...

검은 성모상은 718년 무어인들의 공격을 피해 몬세라트의 동굴 속에 숨겨졌다가 880년에야 발견...


역사학자들은...

검은 성모상은 12세기 말에 만들어졌고...

유럽에는 500여개의 검은 성모상이 있다고...

나무에 칠해진 니스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어두어졌다는 공통점...


로마네스크 양식의 특징...

얼굴과 손이 몸과 비교하면 과장되었고 옷차림 역시 다르다...

아기 예수는 오른손으로 세상을 축복하고...

왼손에 생명과 다산을 상징하는 솔방울을 들고 있다...


로댕은 바위를 보면 그 속에 숨은 형체가 보인다고 했다...

자기가 한 일은 그저 바위에 숨은 형체를 꺼내서 구현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몬세라트에서 사그리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영감을 얻은 가우디 역시 그런 사람이다...

기암괴석을 보고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생각해내다니 정말 거장답다...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달리 루트...

피게레스, 카다케스, 푸볼...


살바도르 달리와 갈라...


달리와 갈라는 마치 한배에서 난 암수한몸처럼 평생 붙어 살았다...

피게레스는 달리가 태어나고 묻힌 곳이다...


달리 발물관은 갈라의 신전이었다...

현실에서든 꿈속에서든 갈라는 달리의 여신이었다...


갈라는 달리의 뮤즈이자 아내이자 유일한 사람이었고...

동시에 그의 천재적 재능을 알아차린 유능한 매니저요 보호자였다...

강박증과 불안증 속에 살던 달리를 보통 사람들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달리의 안정과 정서적 균형을 유지해준 사람이 바로 갈라다...


초현실주의자 달리...

달리를 사로잡은 밀레의 '만종'...


갈라는 1982년 89세의 나이로 세상과 작별했다...

자신의 분신과 같은 갈라가 죽자 달리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달리의 대표작인 '기억의 지속'이 그려진 내력 역시 이렇다...

어느날 저녁, 달리는 피곤한 데다 편두통에 몹시 괴로웠는데 문득 시계를 보니...

시계가 카망베르 치즈처럼 흘러내리는 환상이 보였다고 한다...



유대인의 흔적을 찾으러 가는 길...

베살루...


베살루는 10세기 무렵에 형성된 중세마을이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산타 마리아 수도원...


로마인의 목욕탕 문화...

목욕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도서관, 식당, 정원, 분수와 여러 신의 동상, 화려한 장식 등으로 꾸며진 사교를 위한 장소...


무슬림에게 물은 '종교적 정화'로서 의미가 가장 우선한다...

그들은 모스크에 들어가지 전에 자기 몸을 씻는데...

먼저 오른손과 왼손을 씻고...

오른발과 왼발을 씻고...

양쪽 귀와 양쪽 눈, 그리고 코와 입을 씻은 뒤에 모스크 안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이 과정을 하루에 5번이나 반복한다...


무슬림은 이렇듯 청결을 강조한다...

무슬림의 목욕탕인 '하맘'은 종교적인 의미보다 몸을 깨끗하게 하는 장소이다...


유대인의 목욕탕인 '미크베'는 온전히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다...

몸을 씻는다기보다 종교적 정결함을 뜻하는 정화의 의미가 깊다...

안식일이나 욤 카푸르(속죄일) 같은 성스러운 날,

조용히 이곳을 찾아 몸과 마음을 정갈히 했을 유대인들을 상상해 본다...

이 작은 공간이 신과의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안달루시아 지방...


붉은 흙으로 지어진 요새, 알람브라...

그라나다...


스페인은 오랜 세월(800여년) '무어인'의 지배를 받았다...

무어인은 북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로 아라비아인, 베르베르인, 흑인의 피가 섞인 이슬람교도를 말한다...

무어인은 711년 서고트 왕국이 지배하던 이베리아 반도를 침략했고,

50년 뒤에는 지금의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 일부 지역까지 차지했다...

터전을 잃은 가톨릭교도들의 레콘키스타(국토회복운동)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라나다에는 1238년 나스르 왕국이 들어선다...

나스르 왕국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최후의 왕조가 됐다...

'알람브라'는 1492년 1월 2일 이사벨 1세 여왕과 페르난도 2세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나스르 왕국의 중심지였다...

알람브라는 '붉은 흙으로 지어진 요새'라는 뜻으로 그라나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 언덕에 있다...


'파티오' 스페인과 남아메리카의 건축에서 위쪽이 트인 건물내 안뜰...


중세 유럽인들에게 물은 곧 죽음과 재앙을 의미했다...

유럽인들은 물을 통해 병이 옮는다고 믿은 탓에 목욕을 자주 하면 죽는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아랍인은 늘 물을 옆에 두고 살았다...

신을 만나러 가기 전에 늘 물로 몸을 씻어 몸과 마음을 정갈히 했다...


'파라도르' 호텔...

국가가 중세시대 성이나 수도원을 호텔로 개조하여 운영하는 호텔...


아라야네스 나무...

나스르 궁전 파티오에 있는 사자 분수...


형상을 금기시한 아라비아 율법에 따라 자연이나 글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상적인 문양이...

천장과 벽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예술가들이 극찬한 하늘의 성...

론다...


시인 릴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꿈의 도시를 찾아 헤맸다...

그러다 마침내 찾은 곳이 바로 론다다"...

릴케는 론다가 품은 드라마틱한 협곡과 거칠디거친 자연환경에 최고의 찬사를 퍼부었다...


론다에 흥미를 느낀 건 순전히 헤밍웨이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1932년에 쓴 '오후의 죽음'에서 론다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만약 허니문이나 애인과의 도주가 론다에서 성공할 수 없다면, 파리에서 가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낫다"...


투우를 이야기하자면 프란시스코 로메로를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에는 18세기부터 로메로처럼 전문적인 직업 투우사가 생겨났다...

말위에서 펼치던 경기가 땅으로 내려와, 소와 인간이 수평으로 눈을 맞추며 싸우게 됐다고 할까...

프란시스코 로메로는 1726년 최초로 '물레타'라 부르는 붉은 망토를 써서 땅에서 투우를 벌인 사람이다...


투우하면 헤밍웨이를 빼놓을 수 없다...

헤밍웨이는 24살 때 스페인 여행에서 처음 투우를 대했는데, 이후 거의 해마다 스페인을 찾았다...

그가 좋아한 곳은 스페인 북부의 팜플로나(산 페르민 축제로 유명)와 론다였다...


마타도르(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투우사)...

인간에게 끝까지 덤비는 소는 죽임을 당하고, 겁에 질려 도망가는 소는 살아남는다...

헤밍웨이는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없는 비극적인 존재로 소를 바라봤다..


1년 동안 좁은 우리에 갇혀 고기용으로 사육돼 팔리는 소와...

4년 동안 풀밭에서 자유롭게 키워지다 단 20분간의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소 중...

과연 어느 소가 더 잔인한 대우를 받느냐고 묻는다...

그들의 말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론다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눈다...

옛날 아랍인들이 살던 구시가지인 라시우다드와 투우장이 있는 신시가지인 엘 메르카디요...

이 두 마을은 150m 깊이의 타호 협곡을 사이에 두고 있다...

두 곳을 잇는 다리라면 11~16세기에 만들어진 비에호 다리


그리고 1751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793년에 완공된 누에보 다리...

공사 기간 42년...

길이 120m, 높이 98m...

누에보 다리는 론다에서 가장 유명한 곳...



안달루시아의 하얀 마을...

세테닐, 아크로스 데 라 프론테라...


스페인 전역에는 93개의 파라도르 호텔이 있다...

성이나 궁전, 요새, 수도원 같은 역사적 건물을 스페인 전통 스타일로 꾸며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영호텔...



플라멩코보다 셰리주...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는 플라멩코의 고향이다...

해마다 2월 말이면 보름동안 헤레스 플라멩코 축제가 열린다...


헤레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보데가'(술 공장)...

티오 페페...

티오 페페 때문에 일년 내내 헤레스를 찾는 여행자가 끊이질 않는다니...

티오 페페는 명실고히 헤레스의 자부심이자 자랑...


티오 페페는 헤레스를 대표하는 보데가로, 품질이 뛰어난 '셰리와인'을 생산...

셰리와인은 주정강화 와인의 한 종류...

주정강화는 발효과정을 끝낸 와인이나 발효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발효를 멈추게 하는 것...


18세기 이후 와인 산업이 활기을 띠면서 유럽 국가간, 대륙 간 교역이 활발해지자...

유통 기간이 짧은 와인이 큰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발효를 정지한 주정강화 와인을 만들어 유통과 보관 기간을 늘림으로써 수출을 더 쉽게 한 것...

티오 페페는 1844년에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셰리주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티오 페페으 브랜디 레판토와 셰리와인...



신대륙을 향한 출발...

팔로스 데 라 프론테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이탈리아 제노바 태생...

모험가이자 탐험가인 위대한 정복자...

인도의 향신료를 찾아 항해를 시작했지만...

예상외로 신대륙을 발견하고 막대한 부를 스페인에 가져다준 영웅...


콜럼버스가 첫 항해를 출발한 곳은 팔로스 데 라 프론테라...


시에스타는 관광객에게는 주적이다...


1492년 8월 3일...

세 척의 배가 출항...

대항해 시대의 범선인 '산타 마리아호', 좀 더 작은 범선인 카라벨 '핀다호', '산타 클라라호'...

콜럼버스와 그의 가장 큰 조력자인 핀손 형제를 주축으로 90명의 선원...

2개월간의 막막한 항해 끝에 1942년 10월 12일 마침내 신대륙을 발견...


사실 아메리카 땅에 처음 발을 디딘 이들은 아이슬란드를 거처 이곳에 정착한 아시아인...

이후에 바이킹...

정확히 말하자면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바이킹 이후의 최초의 유럽인...


콜럼버스 일행은 원주민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결국, 원주민의 멸망과 멸종을 가져왔는데...

그들이 옮긴 천연두로 원주민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주민의 복수도 찾아볼 수 있는데 1494~1495년에 유럽으로 매독이 전파된 것이다...

그 뒤 수백 년 동안 매독은 죽음의 질병으로 유럽을 휩쓰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콜럼버스 무덤과 플라멩코...

세비야...


세비야는 스페인에게 네 번째로 큰 도시...

세비야는 이사벨 여왕과 페르나도 왕의 레콘키스타로 땅을 되찾은 뒤,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한 도시...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위풍당당하게 돌아오자...

세비야에는 부와 명예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 시기에 세워진 '세비야 대성당'은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위용을 온 세상에 과시했다...

당시 사람들은 세비야를 새로운 로마로 불렀으며,

16세기 말에는 스페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되었다...


16세기 후반에 들어 근처의 '카디스' 항이 개발됨에 따라...

세비야는 17세기 중반부터 서서히 내리막을 걷게 됨...


세비아 대성당...

1402년에 착공되어 1506년에 완공...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으나...

현재는 바티칸시티의 성 베드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성당이다...


세비아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콜럼버스의 관을 어깨에 멘 네 명의 왕을 표현한 조형물...

그들은 스페인의 레온, 아라곤, 카스티야, 나바라 왕국의 왕...

이탈리아 출신의 일개 평민의 관을 넷이나 되는 스페인 왕들이 어깨에 멘 걸 보니...

스페인 사람들이 콜럼버스에게 얼마나 깊은 경의를 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살아생전 제대로 예우를 받지못했고...

그의 유해는 여러 곳을 떠 돌아다녔는데...

처음에는 바야돌리드의 공동묘지...

세비야 근처에 있는 카르투하 수도원...

그후 1542년 그의 유언대로 이스파니올라 섬(현재의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 도밍고 성당에 안장...

세월이 흘러 1795년 프랑스가 이스파니올라를 정복하자 쿠바의 아바나로 옮겨지고...

1898년 쿠바가 독립하자 스페인 세비아 대성당에 안장...


그의 시도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미지의 그곳에 다다랐으니,

콜럼버스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해낸 위대한 인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안탑깝게도 그뿐이었다...

왜냐하면 진정한 영웅이란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좋은 일에 쓰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의 어록에는 이런 말이 있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 즉 옳고 그름의 저울이고 다른 하나는 '이해'...

곧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이다. 이 두가지의 큰 저울에서 네 가지 큰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으뜸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얻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플라멩코...

본산지는 안달루시아 남부...

정확히 말하면 카디스, 헤레스 데 라 프론테라, 그리고 세비야를 선으로 이었을 때...

그 삼각형 안 어딘가에서 플라멩코가 탄생...


안달루시아의 정열적인 기운은 다른 어느 곳보다 거세고 드높다...


춤추는 모습이 플라밍고 새와 닮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

'펠라 민 구에르 아드'(땅 없는 농민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

집시들이 처음부터 그냥 그렇게 불렀다는 설...


2010년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으로 지정될 만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지만...

플라멩코가 등장한 시기는 18세기 후반으로 비교적 최근이다...


플라멩코를 이루는 네 가지 요소...

바일레(춤), 토케(기타), 칸테(노래), 할레오(손뼉과 추임새)...



마드리드와 카스티야 지방...


엘 그레코의 도시...

톨레도...


톨레도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지역의 수도였고 지금도 톨레도 지방의 주도였다...


엘 그레코는 16세기를 살면서도 근현대의 표현방식을 구현한 작가...

당시는 르네상스 시대로 완벽한 인체비율과 원근법이 명화의 기준이 되었던 때였다...

엘 그레코는 이러한 분위기를 거스르듯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표현하고자...

인체 비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어두운 색채만 써서 그림을 그렸다...

물론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몇백 년이 흐른 뒤 그의 그림은...

19세기 후반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피카소는 큐비즘의 구조가 엘 그레코의 그림과 똑같고...

세잔과 엘 그레코는 영혼의 형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톨레도를 '엘 그레코의 도시'라고 말하는 건 이 때문이다...

그만큼 엘 그레코가 유럽 미술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산토 토메 성당에는 엘 그레코의 그림 중 최고라 할 만한 작품이 있다...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


1323년에 숨을 거둔 오르가스 백작은 평소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을 돕는...

자비롭고 신앙심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죽기 전에 산토 토메 성당을 짓는 비용을 대고 자자손손 헌금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16세기들어 백작의 후손들이 유언을 따르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자 산토 토메 성당의 한 사제는 백작의 후손들을 고소하였고...

그뒤 벌어진 10년간의 법정공방은 산토 토메 성당의 승리로 끝난다...

사제는 백작의 유언을 후손들이 영원히 기억하라는 메세지를 담아...

그림을 그려 달라고 엘 그레코에게 주문...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은 오르가스 백작을 묻는 날...

성 에스테반과 성 아우구스틴이 나타나 손수 백작을 묻고 사라졌다는 전설을 배경...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실제 사람크기와 비슷하고, 그림 바로 밑에는...

오르가스 백작의 무덤이 있어 정말 오르가스 백작을 관에 넣는 듯한 생생한 느낌이 든다...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은 대부분 어두운 무채색을 사용하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에...

화려한 색상을 사용해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몇백 년 전의 일에 당시 사람들을 함께 등장시켰다는 것도 흥미롭다...

수 백년의 시차를 동시에 그려 넣어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한자리에서 만나는 스페인의 거장들...

마드리드...


여행은 지역마다 독특한 테마가 있다...

어떤 곳의 테마는 역사고, 어떤 곳의 테마는 음식이다...

그런 면에서 마드리드의 테마는 미술이 아닐까?...

16세기 황금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최고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몇 년 만에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만난다...


마드리드에는 두 점의 유명한 그림이 있다...

하나는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에 있는 피카소의 '게르니카'(1937년)...

또 하나는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656년)...


프라도 미술관 정면에는 벨라스케스의 동상이 서있다...

스페인 예술을 대표하는 프라도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하게 된다...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는 펠리페 4세의 궁중화가로 스페인의 황금시대를 이끈 화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앞에는 어김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녀들'은 근현대 유럽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화가중의 화가'로 칭송하였고...

피카소와 달리는 '시녀들'을 재해석하며 큐비즘과 초현실주의로 표현해냈다...

굳이 유명한 작가들의 이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시녀들'은 한눈에 반하게 되는 매력 넘치는 그림이다...



세르반데스의 집...

알칼라 데 에나레스...


알칼라 데 에나레스에는 '돈 키호테'(원제 '라 만차의 돈 키호테', 1605)의 작가...

세르반데스가 태어난 집이 있다...


미겔 데 세르반데스 사베드라(1547~1616)는 하급 귀족 출신의 의사인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사이에서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세르반데스는 20대 초반에 성직자의 시종으로 일하다가 같은 해 군인이 되어 이탈리아로 떠난다...

주로 이탈리아 나폴리 주변에서 복무했는데, 1571년 레판토 해전에 참전했다...

상처를 입고 더는 왼쪽 팔을 쓰지 못했다...

알제리 해적에 납치되어 5년간의 노예생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옴...


세금징수원 일로 3년 감옥생활...

출소후 쓰게 된 책이 오늘날 최초의 근대소설이라 일컫는 '돈 키호테'...


만약 세르반데스가 20대 때부터 군인, 노예, 죄수로 살아보지 않고 스페인 곳곳을 여행하며...

온갖 풍파를 겪지 않았다면 '돈 키호테'라는 소설을 그토록 실감나게 쓸 수 있었을까?...


스페인 사람들은 재치와 풍자와 유머가 넘치는 그의 글솜씨에 반해 '재치의 왕자'라는 별명을 지어줌...



돈 키호테의 풍차 마을...

캄포 데 크립타나...


가난한 세르반데스는 글을 써서 생계를 이어갔다...

그가 1605년에 발표한 '돈 키호테'는 출간과 동시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당시 길거리에서 웃는 사람은 '미친 사람 아니면 세르반데스의 '돈 키호테'를

읽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였다...


'돈 키호테'의 내용...

기사에 관한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정신이 이상해진 주인공 '알론소 키하노'가 자신을...

'돈 키호테'라는 이름의 기사로 착각하고 세상을 여행하며 겪는 모험담...

충직한 하인 산초...

돈 키호테와 산초가 돌아본 길은 무려 2,500km...

마드리드에서 가까운 라 만차에 살던 돈 키호테가 멀리 사라고사와 바르셀로나까지...


돈 키호테가 무기를 든 거인으로 착각하여 풍차와 전투를 벌이는 캄포 데 크립타나...

라 만차 지역의 상징인 캄포 데 크립타나의 풍차는 16세기에 등장...


돈 키호테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에서 현대인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떠올린다...

거대권력에 무릎 끓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용맹한 정신을 떠올리는 것이다...


러시아의 소설가 투르게네프(1818~1883) 인간의 2가지 유형...

우유부단한 햄릿형...

다소 무모할지라도 자신의 이상을 향해 가열차게 돌진하는 돈 키호테형...


20세기 가장 완벽한 인간으로 추앙받는 체 게바라...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게릴라로 활동하다 39살에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참을 수 없는 볕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내가 영광의 이 길을 진실로 따라가면...

죽음이 나를 덮쳐 와도 평화롭게 되리...


세상은 밝게 빛나리라...

이 한 몸 찢기고 상해도...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나의 저 볕을 향하여...


뮤지컬 '돈 키호테' 중에서...



갈리시아와 바스크 지방...


천 년의 순례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예수의 부활 이후...

야고보는 복음을 전파하고자 현재 이스라엘 지역과 당시 세상의 끝이라고 여겨지던...

스페인 지역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그러다 기원후 44년 예루살렘에서 참수형으로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

야고보의 머리는 현재 예루살렘의 성 야고보 성당에 안장돼 있다...

시신은 제자들에 의해 바다로 운구되어 갈리시아의 한 항구에 도착 현지 언덕에 묻힘...

그 뒤 몇백 년이 흐르고 813년, 어느날 은둔자 펠라요가 하늘에서 상서로운 별빛이 빛나는 것을...

알아채고 별빛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야고보의 무덤이 있었다...


844년 발발한 클라 비 전투에서 스페인군 앞에 야고보가 나타나 이슬람군을 무찌른 기적이 일어남...

그 이후 전 유럽에서 순례자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이탈리아의 로마와 함께 세계 3대 성지...


그러나 근세와 현대로 들어오면서 이곳 성지는 점차 잊혀졌다...

과학이 발달하고 종교의 힘이 중세 때와 비교할 수 없이 약해졌기 때문...

그러다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1987년 '순례자'를, 그 이듬해에는 '연금술사'를 발표했는데...

두 소설 모두 산티아고의 순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코엘료의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잊혀가던 '산티아고의 길'도 기지개를 켜고...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코엘료가 그 길을 걷던 당시 1년에 400명이 걸었다면,

책이 인기를 얻은 뒤에는 하루 400명이 순례자의길을 걷고 있다고...

'평범한 사람들고 걷는 길'...


성당 문 앞의 난간에서 광장으로 속속 도착하는 순례자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성당 안에 고이 모셔둔 성 야고보의 유골함을 보는 것보다 더 감동적이다...


그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난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순례자들의 눈빛을 직접 보게 된다면 누구라도 죽기 전에 한 번쯤 이곳을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리라...


순례자들은 이제 가슴속에 켜진 자신만의 빛을 소중히 간직한 채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별들의 들판'이란 뜻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옛날에는 성 야고보를 가리켰지만, 지금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별처럼 반짝이는...

마음을 가리킨다는 생각이 든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마망 그리 핀초...

빌바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에 자리한 바스크 지방의 주도...

바스크 지방은 북쪽으로는 바다와 인접하고, 서쪽으로는 피레네 산맥이 자리하여...

다른 지역에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지리적인 특징을 보면 이곳에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가 발달한 까닭을 충분히 짐작하겠다...


빌바오는 15세기 부터 아메리카 대륙과의 무역을 중심으로 발달...

바다로 이어지는 네르비온 강에서 영국 등지로 수출이 이루어지면서 스페인에서 손꼽히는 무역항이었다...

20세기 말 철강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는 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그 결과 빌바오 구겐하임을 비롯한 독특하고 특색 있는 건물들이 세워지기 시작...


구겐하임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1929~)의 작품...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고기를 상상하며 티타늄을 주재료로 만들었고,

1997년 미술관이 완공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

년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

'빌바오 효과'...

중국이 이를 벤치마킹...


'마망'...

철재로 만든 이 대형거미는 루이스 부르주아 작품...

'마망'은 모성애를 표현...

거미는 뱃속에 대리석 알을 품고 있었다...

차가운 느낌의 검은 몸과 달리 알은 새하얗고 매끈...

'마망'을 만날 때마다 보편적인 진리인 모성애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핀초...

바스크 지방에서 태어나 발전해온 음식...

핀초는 작은 형태의 스낵...

얇은 나무꽂이에 꽂혀 있는 게 특징...

핀초의 말뜻 역시 '나무꽂이'...

얇게 자른 바게트에 하몽이나 해산물, 달걀 등의 다양한 재료가 올려져 있다...


바게트 위에 하몽을 얹고 그 위에 치즈와 엔초비, 마지막으로 올리브를 얹은 핀초...

바삭한 파이 위에 올리브에 절인 대구살과 구운 호박, 무순으로 장식한 핀초...

바게트 위에 채소가 들어간 달걀을 얹고 치즈와 칵테일 새우를 꽂은 핀초...

하나같이 무슨 예술 작품같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1979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매거진의 이전글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7.25.월. 꽃 단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