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벌레의 삶과 주검 / 황갈색말뚝버섯 이야기...
사슴벌레...
딱정벌레의 대표종처럼...
완벽한 균형미를 자랑합니다...
갑옷입은 병정같기도...
머리, 가슴, 배...
3쌍의 다리...
두꺼운 날개딱지를 좌우로 펼치면...
그속에 여리여리한 속날개 2쌍이 있겠지요...
날카로운 집게 좌우에 더듬이까지...
잘 생겼습니다...
좌우 대칭적이며 품격있는 모습...
이 두터운 딱지의 사슴벌레가...
날아다닌다고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앞쪽의 저 집게가...
사슴의 뿔을 닮아서...
사슴벌레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적에 대적할 훌륭한 무기일테고...
아직 덜 자란 수컷인데...
발육상태가 좋군요...
길 위에 있는 참나무에서 떨어진 듯...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으로...
참나무의 수액을 먹고 산답니다...
6개의 기다란 다리가...
나무를 잘 오르게 되어 있군요...
왼쪽의 반짝이는 작은 눈...
곤충들은 눈도 눈이지만...
더듬이가...
안테나처럼 작동하여...
페르몬을 감지하고...
미세한 움직임을 탐지한다고 합니다...
꽃 몽우리가 몽우리지면...
어김없이 꽃을 피웁니다...
식물에게 힘겨운 순간이겠지만...
맨위 꽃 몽우리는 이틀전 피었던 것...
가운데 꽃 몽우리는 하루전 피었던 것...
저녁에 꽃잎을 닫기에...
다음날 다시 피려나 봐도...
저대로 있다가...
몇일후 꽃을 떨구더군요...
한줄에 달린 20여개의 꽃 몽우리...
한꺼번에 피어난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례로 피어나는 듯...
하루만에 수정수분이 되어...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인가 봅니다...
기다려도 열리지 않고...
한뼘크기의 황갈색말뚝버섯...
LED 조명등을 밝힌 듯한데...
분홍빛 버섯대가...
아침햇살에 빛을 내고...
끝에는...
초코렛을 묻혀 놓은 듯...
여기서 버섯 특유의 냄새를 냅니다...
곤충을 유인하는...
우리 눈에 보이는 버섯은...
자실체가 꽃처럼 피어난 것이지요...
길가 풀섭에...
꽃대가 풀을 헤치고...
길게 올라와 꽃을 피웠습니다...
여러송이의 작은 꽃 몽우리중...
아래부터 꽃을 피우네요...
차례차례 순서대로...
무슨 꽃일까요?...
나팔꽃이 한창인데...
아직도...
메꽃이 피어납니다...
아침마다...
연분홍빛이 참으로 좋군요...
은은하여...
꽃빛처럼...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산책후 돌아가는 길...
30분전에 보았던 그 사슴벌레...
더 커보지도 못하고...
창공을 날아보지도 못하고...
짝을 만나 사랑도 못나누어 보고...
처참히 짖이겨졌군요...
많이 아팠겠다 싶고...
벌써...
등짝에 작은 개미들이 달려듭니다...
꼬리쪽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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