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0.19.수. 매미의 덕)

매미의 5덕 이야기 / 숲속 인문학

한 여름이면 어김없이 더위를 이끌고 찾아와 한 철을 노래하다

선선한 기운이 감돌면 홀연히 사라지는 매미

매미가 울어대면 한 여름임을 알고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가을임을 앎니다.


격조있는 외모

더위와 경쟁하듯 울어대는 그 쩌렁쩌렁한 고매한 울부짖음


삶의 한살이가 기구하여

7년여 이상을 굼벵이라는 생명으로 어두운 땅속에서 살다가

희망으로 충만한 준비된 그 날, 흙을 헤치고 나와

허물을 벗고 나무를 타고 올라 보름여를 '어떤 이유로' 울어 제치다가

주검을 맞이 하는 매미


매미에게는 땅속에서의 삶이 진정한 매미의 삶일까요?

아니면 매미의 삶에서 매우 짧지만 보름여의 '울어 제치는 삶'이 진정한 삶일까요?


사람의 짧은 식견으로 어떻게 그 오묘한 삶을 이야기 할 수 있겠나 싶군요.

땅속 생활을 해보지도 않고서...


이른 새벽녁, 무거운 몸을 이끌고 흙을 헤치고 나와 나무를 오르는 매미를 생각합니다.

땅위의 새벽 공기가 얼마나 상쾌했을지...

고통의 허물을 벗으며 날개돋이 했을 그 찬란함을...


100세 인생이라는 사람이나

보름여의 매미의 삶이나

얼마나 다르겠나요?


'과학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

'과학적 지식은 사물이나 생물의 본질이나 존재에 대한 지식이 아니다'고 한 야스퍼스


고려시대 이규보는 모든 만물이 근원적으로 평등하다고 보았답니다.

그래서 '달팽이의 뿔(더듬이)과 쇠뿔을 똑같이 보고, 참새와 대붕을 평등하게 보게 된 연후라야

우리는 도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했다지요.


생명을 바라보는 경외감이 사람의 마음에 지속된다면

우리의 숲은, 우리의 초록별은 늘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오늘 매미의 한살이에서 삶의 엄중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박지웅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 통째 걸어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붙어서 읽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읽는 것이다
칠 년 만에 받은 목숨
매미는 그 목을 걸고 읽는 것이다

누가 이보다 더 뜨겁게 읽을 수 있으랴
매미가 울면 그 나무는 절판된다
말리지 마라
불씨 하나 나무에 떨어졌다




매미의 다섯가지 덕(德)


첫째, 문덕(文德)으로 매미의 머리 모양이 선비의 갓끈을 닮았다고 해서 학문의 덕이라 하고

둘째, 청덕(淸德)으로 맑은 이슬만 먹고 사니 청렴의 덕이라 하며

셋째, 염덕(廉德)으로 농부가 가꾼 채소와 곡식을 다른 곤충과 달리 해치지 않으니 염치의 덕이라 하고

넷째, 검덕(儉德)으로 다른 짐승들과 다르게 집을 짓지 않아 검소의 덕이라 하며

다섯째, 신덕(信德)으로 철에 맞춰 왔다가 떠날 때를 아니 신의의 덕이라...


이러한 연유로 조선시대 임금님께서 머리에 썼던 관모(冠帽)의 이름이 익선관(翼蟬冠)이었다지요.

여기서 익선이란 날개익(翼), 매미선(蟬)으로 '매미의 날개'라는 의미...

임금님의 관모는 매미의 양 날개를 위로 향한 모습의 익선관

신하들의 관모는 매미의 양 날개가 옆으로 향한 모습


임금님과 신하들도 매미의 5덕을 거울삼아 덕이 있는 정사를 펼치기를 기원했음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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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8일

더위에 지쳐 샤워를 하고

아랫마당

목련나무 아래 평상에서

책을 읽는데

올해 첫 매미도

글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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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시끄럽지만

참아야겠지요

7년여를 오늘을 위해

땅속에서 인내하며 살았을 매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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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오밀조밀한 외모

하나의 완벽한 작은 우주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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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절

장마 끝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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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더울 줄 알았는데

시원한 바람으로

평상대

있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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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기간내내

지져분했던 평상

아침 산책후

물로 잘 닦아 놓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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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에 마르고 나서

돗자리를 깔고

낚시 쿨러를 펼쳐

책상으로 대용하니

책읽고 컴퓨터 작업하기 좋습니다

더욱이 무료 인터넷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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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호사를 누려봅니다

욕심을 버리면

물질적으로는 넉넉치 못해도

크게 부러울 것이 없겠지요


저도 경우에 따라서는

한마리의 매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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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7일

아침 산책길

커다란 거미줄에

매미가 걸려있더군요

날개돋이 한지 얼마안되는 녀석같아서

긴 세월 땅속에 있었던 것을 측은히 생각하여

거미줄에서 떼어 주었습니다

생기있게 날아가는 매미

황당해할 왕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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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1일

충북 음성 봉학골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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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여

계곡 휴지를 줍는데
조그만 수로에 축구공
거기서 아직 우화중인 매미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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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할 때가 곤충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때라고
5시간여 동안
날개맥등에 혈림프를 보내어
날개등 큐티클을 굳히는 시간

그래서 천적을 피해 새벽시간에
날개돋이를 한답니다
'너는 조금 늦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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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일

한여름 뜨겁던 주차장 타이어

삶이 때론

팍팍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엄중함속에

거룩한 뜻은 없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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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날개돋이를 했을 매미

땅속에서 살아온 날에 비하면

본성인 매미로서의 삶은 너무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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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1일

김장용 배추,무우 심으려는

그 거름더미에서 나온

굼벵이

이 녀석이 커서 매미가 되는 것이겠지요

'미안하구나. 긴 어둠의 세월속 삶을 방해하여'

다시 거름더미속에 묻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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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6일

한살이 삶을 마무리 하는 매미
늦은 계절까지 짝을 찾아 울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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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일

안성시 일죽 도서관 자연물로 만들기 수업중

목련잎으로 만든 매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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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30일

자연 생태공예 수업중

나무 편조각 매미 작품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