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요정, 버섯 storytelling /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episode
숲속의 요정(Forest fairy)
중부 지방산림청(공주) 야생화단지내
소나무와 참나무 아래 피어나는 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버섯은 땅속으로 균사끼리 보이지않게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답니다
나란히 나란히
윗집 아랫집
버섯을 "숲속의 요정"이라고 하지요
신기합니다
버섯이 하는 역할은 사람이 상상하는 이상의 위대한 일을 한답니다
그래서 신비한 요정인가요?
땅속에서 식물의 뿌리가 곰팡이 균사체와 공생하면 물과 영양분 흡수효율은 100여배 증가
공생의 대가로 식물은 광합성 산물을 곰팡이 균사체에 배분
식물의 90% 이상은 뿌리와 곰팡이 사이에 끈끈한 유대를 이룬답니다
식물의 뿌리와 균류의 땅속 유대가 가끔은 땅위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치 요정이 내려와 춤을 추려는 모습으로
이제
우리는 숲을 개개의 나무와 풀들이 그저 함께 모여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숲이란 우리 눈에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땅 속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긴밀히 조절되는 거대한 생명체의 모습인 것입니다
간혹
굶주린 민달팽이의 맛스런 먹이가 되기도 하지요
독우산광대버섯
아랫마당
사과나무 주변 두엄에 하얀 버섯이 피어났네요
우산모양으로 크기는 어른손바닥 반크기
아래서 위를 보니 늘씬한 아가씨 다리와 치마속같기도
'마르린 몬로'가 연상됩니다
storytelling
얼마전
빌딩속 도심가 백합나무 한 그루가 죽은 빈자리를 대신해 새로운 가로수로 심겨지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커다란 트럭에 실려 오랜시간 왔는지
제법 큰 이 나무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처럼
가지는 잘려나가고 커다란 뿌리는 도려내어져 붕대처럼 큰 마대자루에 감싸져 묶여 있었지요.
나무가 심겨지는 과정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죽어간 나무가 있던 곳에 미리 파놓은 구덩이 속에
밧줄에 묶여 커다란 크레인에 들려져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안식처로 들어가는 백합나무
우람한 건물들, 많은 차량이 다니고 사람들이 오고가는 혼잡한 가운데
주변의 우람한 다른 가로수들이 이 진귀한 관경을 보며 서로 이야기를 했지요.
"애구~ 또 이사 오는구만~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려나?"
"그러게요~ 벌써 몇번째인지 원~"
새로 이사온 백합나무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잘 자라고 있던 여건 좋은 묘목장에서 갑작스런 날벼락으로
뿌리가 파헤처져 잘리고 커다란 가지가 잘려나가는 끔찍한 일을 당하고 몇일후
커다란 트럭에 실려 먼거리를 가는 동안 이런 것이 죽는 것이구나 싶었지요.
사실
나무로 누워보기는 처음이었고
먼길 가는 동안 온 몸통이 출렁이며 표피가 트럭에 부딪치어 상처가 나고
심지어 도로에 닿은 가지는 갈리면서 부러지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평온한 일상에 비해
너무도 무섭고 처절한 경험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이 복잡한 도심에 심겨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땅 위의 복잡한 건물, 차량, 사람, 소음, 진동, 먼지 만큼이나
땅속의 여건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요.
몽둥가리된 뿌리가 접한 곳은 커다란 맨홀과 이런저런 파이프 라인이 지나가서
뿌리가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듯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지?'
눈앞이 캄캄한 느낌뿐이었지요.
그러나
고난속에도 실가닥같은 희망은 있다고...
뿌리와 오래 함께 해 온 버섯 균사들도 같이 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백합나무님! 이게 무슨 난리래요?"
버섯 균사들이 나무를 위로하네요.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살아봐야지요! 저희들이 힘껏 돕겠습니다."
"고맙지만 힘들 것같군요. 상처가 너무 심해요. 그리고 떠나온 고향도 그립구요."
백합나무는 여러날을 기력없이 벗들과 함께 자란 묘목장을 그러워하며 시름시름 앓게 되었지요.
"여보시게! 힘내게나! 여기도 나무사는 곳이라네. 그곳과는 또다른 삶의 보람도 있고~"
바로 옆의 우람한 백합나무가 말했습니다.
"의지가 중요하네! 살겠다는, 살아보겠다는 의지말이세!"
"그런 것이 무슨 소용있나요?"
"이곳의 삶, 팍팍하고 힘들지만 삶에 지친 사람들, 새들, 곤충들에게
우리가 안식처와 위안이 되어줄 수 있다네!
봄의 연초록 빛깔로 희망을, 여름의 진초록으로 열정을, 가을의 붉은 단풍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는 모습으로 강인함을 노래한다네."
새로 이사온 백합나무가 기운을 차릴 생각을 하자
땅속 뿌리와 함께 있는 버섯 균사들이 용기백백하여 뿌리에 도움을 주려 노력하였습니다.
'사려깊다'는 것은 무엇이며
'세련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균사들이 활성화 되어
뿌리를 대신해 옆의 우람한 나무의 뿌리의 균사들에게로 접근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그 나무의 배려로 영양분을 받아올 수 있었지요.
사실
우람한 나무들의 뿌리와 균사들이 의외로 새로 심겨진 나무의 뿌리 가까이 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앞전 죽은 나무에게도 같이 살아보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 귀한 영양분은 새로 심겨진 상처많은 백합나무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았지요.
서서히 뿌리가 기력을 찾고 백합나무가 삶의 의지를 보이기 시작하니
균사들이 더욱 활성화 되어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새로 이사온 백합나무에게 영양분을 모두 내어줘서인가요?
우람한 백합나무는 우리의 주인공 나무가 도심가의 가로수로 자리를 잡아갈 즈음부터
나무의 원래 모습이 쇠락해 가면서 삶을 마무리 하려는 듯 보였지요.
"나는 참 오래 살았네. 가끔은 숲에서 살아가는 나무들을 동경도 했지만
나름 이곳의 삶에 만족하며 가로수의 mother-tree(엄마나무)로 살며
가로수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여 나의 삶도 풍족해졌네!"
"그렇군요. 어느 나무보다 멋찐 삶을 살아 오셨어요! 존중합니다."
"이제 나의 삶도 여기까지인 듯하네.
사실 자네가 오기전 여러 나무가 자네의 그 어려운 자리에서 삶을 정착하려 했는데
의지가 부족해서인지 오래 버티지를 못했지.
자네는 그런면에서 존중받아야 하네. 또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덕분이지요."
"모쪼록 강건하게 살아남아 가로수의 존엄성을 보여주고
나보다 못한 이웃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자네는 mother-tree의 자격을 갖추고 있네."
mother-tree 우람한 나무의 주검
아무도 슬퍼하는 사람없는 가운데
괭음 울리는 전기톱에 의해 몸통이 토막토막 잘려져
트럭에 실리고
거대한 포크레인이 나무뿌리를 파냈을 때
그 뿌리의 굵기와 길이에 모두가 놀랐지요.
인접해 있는 백합나무 뿌리까지 길게 연결되어 소통하고 양분을 공급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백합나무가 심겨졌지요.
많은 세월이 흐른후
우리의 주인공 백합나무는 멋찌게 자라
mother-tree 역할을 하며 '도심가의 구도자'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백합나무를 바라보며 영감을 얻고 희망을 이야기 하게 되었으며
이 나무와 더불어 도심 숲을 이룬 백합나무 가로수들을 명품 가로수군으로 불리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