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올해 많이 덥다는데
숲속도 도시만큼은 아니어도 덥기에
출근해서 손님 맞을 준비로 목공체험장 앞 광장에 시원한 물을 흠뻑 뿌립니다.
주위에서 보기에도 시원하게...
근 한달여 물을 뿌리고 있는데
기분도 시원한 느낌이 들고 개원한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되지요.
재미있는 것은
뿌린 물이 말라갈 때 즈음
나비와 잠자리들이 날아들기 시작합니다.
작은 고추잠자리, 부전나비, 노랑나비, 산제비나비, 호랑나비 등
날아든 곤충들은 물기에 내려앉아 무기물을 흡수하려고 한참을 있었는데
목공체험장에서 아침 차 한잔을 하면서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풍요로운 일이지요.
조심스럽게 포충망을 들고 밖으로 나가 살며시 접근하여
몇번의 실수를 거쳐 호랑나비 성체를 채집하게 되어 흥분이 앞섰습니다.
목공체험장 안에 풀어 놓아서 한껏 날게 한다음
조용히 내려 앉으면 손위에 올려놓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지요.
자세히 관찰하면서 성체 호랑나비의 완벽하고 오묘한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관찰후 밖에 놓아 줄 때면 귀한 성체라 아쉽기도 했지만
나비의 삶을 존중하기에 응원하며 방생했지요.
storytelling
오른쪽 작은 복잎의 산초나무도특한 향의 꽃과 잎, 한여름 산초나무를 찾아 날아드는 호랑나비
숲의 정령님!
저의 호랑나비 부부의 집은 어디인가요?
숲의 녹음이 우거져 가던 어느 화창한 초 여름날
숲의 정령에게 크고 화려한 호랑나비 부부가 찿아 와 신방 차릴 나무를 점지해 주실 것을 간청했습니다.
‘내심 우리처럼 크고 화려한 나비에 걸 맞는 나무를 기대하며...’
숲의 정령은 팔장을 끼고 한참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지요.
얼마후 눈을 뜬 숲의 정령
“자네들 부부에게 어울리는 꽤 괜찮은 나무가 있네.”
부푼 기대를 가지고 저 구름 아래 숲으로 희망의 날개 짓을 하며 내려 갔습니다.
초여름의 숲은 역동적으로 저마다의 삶을 추구하며 전체 숲에 어울리는 하모니를 이뤄가고 있었지요.
호랑나비 부부는 먼저 숲 위쪽의 우람한 나무로 내려가 숲의 정령이 말한 부부의 신방인지를 살폈습니다.
수백년을 살아온 이 신갈나무는 기개가 있고 멋스러웠지만 왠지 모를 위엄으로 인해 자신들이 찾는 나무가 아닌 것 같았지요.
작고 갸날픈 알과 애벌레가 살기에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숲의 참나무 군락에 둘러 쌓여 외롭게 살아가는 오래된 소나무가 보여 호랑나비 부부는 그 나무 옆으로 다가가 물었지요.
“소나무님! 저희 부부가 알을 낳고 커갈 터전이 되어 줄 수 있나요?”
“보시게! 나같은 늙은이가 자네들처럼 희망찬 젊은이들을 품기에는 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힘들다네.”
산란처를 구하는 산란이 가까운 호랑나비 부부
우람한 신갈나무
오래된 소나무
풍성한 백합나무
하얀 나비를 닮은 꽃을 피우는 산딸나무도 아닌
커다란 나무 아래의 키 작은 나무
도드라지는 나무는 아니지만
독특한 향의 잎과 꽃
그리고 소중한 무엇을 간직한 듯, 가시를 품어 경계하는
산초나무
희망찬 눈빛을 주고 받는 호랑나비 부부
숲을 좀더 내려오니 커다란 잎사귀를 수북히 달고 있는 괜찮은 나무가 있어 그 나무 그늘로 날아 들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시원한 그늘과 풍요로운 잎으로 숲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군요.”
“감사하오. 이 많은 잎을 건사하려면 저 아래 뿌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겠소?”
“저희 부부가 삶을 의탁해도 될까요? 백합나무님!”
“나야 괜찮지만 내 잎이 너무 커서 비바람이라도 불게 되면 당신의 알과 애벌레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요?”
숲 아래로 더 내려오던 중 수많은 하얀 나비들이 앉아 있는 산딸나무를 발견했지요.
나무 전체가 나비로 둘러 앉아 있는 듯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하얀 나비가 아니고 커다란 꽃잎들이었습니다.
하얀 꽃잎이 햇살에 반짝이니 눈이 부셨고 꽃잎은 무성한데 잎사귀가 부실한 느낌이었지요.
산란할 신방 나무를 찾아 헤매느라 많이 지쳐가던 호랑나비 부부
커다란 나무 사이의 작은 키 나무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깜박 졸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향긋한 향이 느껴졌지요.
눈을 떠서 앉아 있는 아래를 보니 작은 잎사귀를 달고 있고 사이사이 예리한 가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날개짓 하기에 위험스럽기도 했지만 한편 생각해 보니 가시를 품고 있다는 것은 귀중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숲의 정령이 말한 나무를 상상해보았습니다.
‘이 나무는 도드라지는 나무는 아니지만 잎과 꽃에 귀한 것을 간직하고 있다네.’
호랑나비 부부는 희망찬 눈빛을 주고 받았지요.
찬미합니다
사랑합니다
존중합니다
호랑나비
나비의 대표적인 이미지 곤충, 또 다른 이름은 범나비
우리가 많이 접하는 나비들 중 가장 유명하고 날개도 크고 아름다움
넓은 공간과 먹이식물만 충분하다면 어렵지 않게 기를 수 있음
호랑나비 암컷은 귤나무, 탱자나무, 황벽나무, 산초나무 등의 향기나는 나무에 산란
애벌레가 이들 나무의 여린 잎을 먹고 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