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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Jan 10. 2021

비움 공부

Feat. 미니멀리즘이 가장 어려워요.

내가 못하는 수만 가지 중에 가장 못하는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니멀하게 사는 것이다. 나는 뭘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뭘 갖출까 하고 고민부터 한다. 그렇다, 난 미니멀리즘과 거리가 꽤나 먼 사람이다. 


내가 맥시멀 하다는 건 내 삶 군데군데에서 볼 수 있다.

2021년의 다이어리가 8권이라는 것을 봐도, 난 절대 미니멀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속에 늘 자리 잡은 단어 역시 미니멀리즘이다.

할 수만 있다면 미니멀하게 살고 싶다. 그래서 넷플릭스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도 한때 봤었고, 넷플릭스의 다큐영화 "미니멀리즘"도 봤다. 하지만 그때뿐이었고,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참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 자신에게 "미니멀리즘" 관련된 영상과 책을 통해 그 단어를 잊지 않게 했다. 행동으로 보일 순 없어도, 마음으로 새기면서 그렇게 미니멀리즘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가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보통 '미니멀'하면 사물이 없는 상태를 떠올린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상태. 

하지만 <장자의 비움 공부> 책을 통해서 콘텐츠로부터, 능력으로부터, 시간으로부터 미니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비움의 미학에 대해 깊게 탐닉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있다.

1부: 장자, 비움의 공부
2부: 장자, 비움의 통찰
3부: 장자, 비움의 창작.

그리고 읽기 쉽게 100개의 짧은 에세이로 정리가 되어있다.


각 챕터는, 각자의 토픽에 알맞게 비움이 얼마나 삶을 윤택하게 하고, 휴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케 하는지 설명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나는 내가 워커홀릭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을 사랑하고, 일 하는 것이 세상 가장 재밌는 일 중에 하나인지라 쉼에 대해서 딱히 중요하다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잠을 못 자가며 일을 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그래서 "쉼"은 어디까지나 내 선택에 의해서 쉬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쉼에 대해서 좀 더 관대해지기로 했다. 쉬고 싶을 땐 아무 생각 없이 푹 쉬어버리자.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자. 


지혜는 고요함이다.

직업이 선생님인지라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서기도 좋아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말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늘 그러지 말아야지, 되뇌면서도 수업시간에 오디오가 비는 것을 못 참는 나는 끊임없이 말한다. 일 할 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입 모터를 조금이라도 덜 가동해보자. 정말 필요한 말만 할 수 있도록. 


도넛, 완전함에서 덜어냄으로

나는 빵 중에 특히 가운데에 동그랗게 구멍이 난 도넛이 좋다. Every bite = 너무 촉촉해서. 그런데 도넛이 다른 빵에 비해 유독 촉촉했던 이유가 바로 이 구멍 때문이었다. 빵이 설익지 않게 확인하려 구멍을 뚫어보다가 졸지에 도넛이 된 것이다. 이 일화를 듣고 도넛이 더 좋아졌다. 기억하자, 완전함이 아닌 덜어냄으로.




아직도 무언가를 비운다는 것은 내게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장자의 비움 공부>를 통해서 비움을 알아 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감이 되는지 배웠다. 나는 믿는다. 이렇게 조금씩 미니멀리즘에 다가간다면, 언젠가는 미니멀리즘의 깔끔함을, 심플함을 즐기는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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