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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Jan 19. 2021

바느질, 나도 잘하고싶다.

Feat. 나의 바느질 수다.

나는 똥 손이다.

나는 손으로 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잘하지 못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다이어리를 꾸민다던지, 등 좋아하기만 하지 잘한다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따라서 섬세한 스킬을 요구하는 바느질은 언감생심 꿈도 꿔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학교를 안 다닌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내가 한국에서 계속 학교를 다녔다면 가정 시간에 빵점은 따놓은 당상이었을 테니. 


그래서 늘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처럼 나도 똥 손에서 벗어다, 금손이 되어 이것저것 척척 잘 만드는 사람이 되리라 마음먹었지만, 똥 손 of 똥 손인 나는 손재주의 문턱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내가 이번 생에 손재주를 포기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 내가 금손이 되지 못할 거라면, 적어도 대리만족은 할 수 있으니 책이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내가 못하는 것에 대해 미련 갖지 말고, 금손러들의 작품들을 마음껏 감상하고, 우러러보자고. 



그래서 <나의 바느질 수다>의 작가, 천승희 작가님은 내 선망의 대상 중 한 사람이다. 


어쩜 그렇게 바느질을 깔끔하게, 예쁘게 잘하시는지, 자투리 천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더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바느질>이라는 스킬은 정말 사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다양해서 제일 부러운 분야 중 하나이다. 인형 옷부터 시작해서 필통, 가방, 이불 등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내"가 직접 만든 것에 대해 애정을 듬뿍 쏟는데,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을 매일매일 사용하는 것이 어떤 기분일까, 느껴보고 싶었는데,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내 손으로 만든 물건들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쉼 없는 내 삶의 힐링을 가져온 책이다. <나의 바느질 수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바느질을 하면서 --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 떠는 가벼운 수다처럼,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궁리 출판사>의 L 시리즈 -- Love of My Life -- 의 책들에 눈이 간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게 해 준 인생의 키워드를 찾아서"라는 모토를 담은 시리즈. 안 그래도 바쁘게 돌아가는 삶 가운데 내가 사랑하는 것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유독 큰 힐링을 선물해 준 책. 앞으로도 힐링이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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