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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고 쓰다

성공한 국가의 조건이란?

Feat. 평등을 넘어 공정으로.

by 예슬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엘살바도르에서 2년, 미국에서 십여 년을 살고 현재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어렸을 적부터 너무나도 다른 세 나라에서 자라오면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접할 수 있었고, 성공한 나라라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느꼈다.


내가 2000년도에 엘살바도르에 갔을 때, 그곳은 60년대의 한국과 똑같았다. 개발이 아주 더딘 나라 중 하나였고, 정치적인 면에서나 삶의 질적인 면에서 모든 것이 뒤쳐졌다. <개발>이라는 면만 본다면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갈길이 먼 나라였다. 하지만 국민이 행복한 나라임은 틀림없었다. 모든 면에서 느리고 부족한 면이 많았던 나라였지만 사람들은 행복해했다.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토요일 저녁엔 아파트 사람들끼리 모여 파티를 열었고, 그 파티를 통해서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을 봤다. 그들이 기뻐하자 나 역시도 기뻤다. 한국에서의 삶에 비하면 불편한 것 투성이었지만, 그곳에 살았던 잠깐의 2년은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 내게 알려주었다.


이후, 미국에 갔을 때, 강대국의 힘을 봤다. 9/11 테러가 일어났고, 강대국을 건드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뭐든지 스케일이 어마어마했고, 한국과 엘살바도르에서 느끼지 못했던 웅장함을 느꼈다. 너무나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고,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해주는 사회였다. 지금은 인종차별로 말이 많은 나라지만, 적어도 내가 살던 LA는 워낙 diverse 해서 그런지 인종차별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는 못했기 때문이리라. 훗날 미국에서 초, 중, 고, 대학교를 다 다니면서 강대국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깨닫기도 했다. 반면에, 강대국이지만 부족한 것 역시 많았다. 의료보험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병원에 갈 때마다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했고,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이기에 매사에 마음을 졸이며 살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내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편한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나라의 국민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거였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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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넘어 공정으로>는 역사를 통해 배우는 성공한 국가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정치, 경제, 문화 측면에서 성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나라>, <국민의 창의력과 근면과 노력을 이끌어 내는 나라>, <개인과 국가 사이 힘의 균형이 적절한 나라>, 그러면서도 <공정하고 따뜻한 나라>가 결국 성공한 나라라는 결론을 내린다. P.13


결론적으로 사람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나라>에서 살 때의 소속감과 행복감을 토대로 살아간다. 내가 나라 덕에 엄청난 덕을 누리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자유의 탄생부터 자유, 평등, 공정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늘 말씀드리지만 김영사의 <굿모닝, 굿나이트> 시리즈는 아주 친절하게 기본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지금 현재 나의 삶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자유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가볍게 스타터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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