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낭만에 대하여.
흔히들 <인생 ㅇㅇ>이라고 하면 인생에서 다시는 볼 수 없을 만큼 좋은 무언가를 뜻한다. 나 역시 덕질을 꾸준하게 해온 사람으로서 <인생 ㅇㅇ>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잘 알고 있다. 이 처럼, 크리스 배 작가의 <인생 와인>은 찬란한 삶에 스며든 와인과 인생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인생 속에서 와인을 만난 것이 작가에게 얼마나 크나큰 행운이었는지에 대해 나눈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이 살면서 한 분야에 푹 빠지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심연에 빠진 나를 살리기도 하는 멋진 취미이자 덕질 상대가 와인이라는 것 역시 낭만적이지 않은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와인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P.26
-스토리텔링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요소다. 나의 이야기를 잘 포장하여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인 것처럼, 스토리 속에 담겨있는 나의 이야기를 와인을 통해서 풀어나간다는 것 역시 멋진 일이 아닐 리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부러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속에서 나의 이야기와 나의 삶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로맨틱한가. 나도 내 인생 음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나는 왜 와인을 못 마실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내가 알코올을 잘 마실수만 있었다면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의 인생 음료 역시 와인이 되지 않았을까.
"비나 리쿠에스 Vina Liques!"
(와인을 드세요 라는 뜻의 라틴어로, 현재에 충실하라는 의미의 카르페 디엠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 <송가>의 한 구절이다."
-뭔가 멋있어서 가지고 온 구절이다. 와인을 드세요 라는 말과 현재에 충실하라는 문구가 <송가>라는 시에 같이 들어가 있다니. 그만큼 현재를 충실한 것과 와인을 마시는 것은 우리네 삶에 행복을 더 풍성하게,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들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것 아닐까.
이 책은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할 책이다. 와인을 마시지 못하는 분들께도 감히 추천드린다. 사람이 하나에 푹 빠져 그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끝없이 찾다 보면 이토록 로맨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생은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