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세금의 세계사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수업 중 하나는 AP U.S. History (미국사) 다. 미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남북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한빛비즈의 <세금의 세계사>를 읽고 남북전쟁의 이면에 있었던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읽자니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태까지 미국의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는 남북전쟁이 노예제도로 인해 발발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르다. 세금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읽다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내가 평소에 미국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갖고 있었던 의문이 싹 풀렸다.
첫째. 나는 섬터요새에서 남부가 먼저 공격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당시, 북부가 가진 자원이 월등하게 풍부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남부가 먼저 북부를 향해 발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남북전쟁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이 책에서 남부가 왜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해 준다.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자들이 시작한 전쟁이라니. 더 알아볼 수밖에 없고 이해가 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었다.
둘째. 내가 생각하던 링컨과 이 책 속에서의 링컨은 다르다.
나는 링컨이 그저 노예제도를 없애고자 노력한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링컨은 다르다. 세금 문제라면 전혀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던 고집불통의 리더였다.
셋째. 남부의 마음이 조금은 헤아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 따르면 그때 당시 미국이 통과시킨 관세 관련 조항들은 모두 북부를 위한 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부의 막강한 부는 담배, 사탕수수, 그리고 면화를 생산하는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관세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남부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 모두가 잘 사는 방법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수그렸는데, 북부는 남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지도 않고 무조건 노예제도 반대에 더 많은 세금법을 만들으려 했다니. 너무한 처사다.
사실상 내가 읽은 <남북 전쟁의 진짜 이유>는 이 책의 1/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벌써부터 너무 재밌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통해 배운 역사 이야기들을 역사 수업에 다 풀 예정이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역사를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니.
이 책은 평소에 세금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세금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분들은 더더욱 읽으시길. 역사를 기반으로 세금이 우리네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