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I love Oprah.
오프라 윈프리와 브루스 D. 페리가 공동 집필한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는 99%의 팬심과 1% 책에 대한 기대로 읽었다. 그렇다, 나는 오프라 윈프리를 정말 좋아한다. 그가 일찌감치 국민 MC를 넘어서, 좋은 책을 추천해 주는 북클럽부터 소녀들의 자립을 위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멋진 행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다는 것 -- 그것이 기부든 사회활동이든 뭐든 간에 -- 은 절대 자신의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남을 돕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땡전 1푼도 주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정말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 책 역시 오프라가 아동심리치유가 브루스 페리에게 먼저 연락을 하여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열 번의 대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내면의 상처와 트라우마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 책을 통하여 알리고자 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그 예쁜 의도를 알고 나니 이 책이 더 좋아졌고 더 세세하게 읽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페리 박사와 오프라의 대화를 책으로 그대로 옮겼기 때문에 읽기도 쉽다. 두 사람이 편히 하는 대화를 바라보고 있다고 상상하고 읽으면 몰입도 더 잘되는 건 덤이고.
나는 이 책을 통해서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심리 치유서는 잘 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라는 단어 자체가 나에게 트라우마를 트리거하는 것 같아서 그 단어를 마주 하는 것은 그리 편하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트라우마가 어떻게, 그리고 왜 우리 안에 자리하는지, 그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불편한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상처를 덮거나 피한다고 저절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듯, 트라우마라는 것 역시 나의 일부분이므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원인부터 살피며 나의 마음을 돌보는 것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면, 따뜻한 조언이 담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