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나처럼 아나운서가 되나?

아나부랭이의 시작

by 아나부랭이

다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나는 조금씩 경력이 추가될수록, 어디부터가 아나운서고, 어디까지가 아준생인지 그 기준이 상당히 애매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나운서는,

대표방송 4사 - KBS , SBS , MBC , JTBC 그리고 연합뉴스, YTN 같은 곳에서 '뉴스 보도'를 하는 앵커를 떠올릴 것 같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하고 보니, 정말 다양한 분야의 아나운서가 있었다.

위에 언급한 보도 / 경제 / 스포츠 / 기상캐스터 등 등.

이 네가지 안에 드는 것도 굉장히 굵직한 분야에 몸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야 외에도 형태도 꽤나 다양한데

저 대표적인 큰 대형사들 외에는 정규직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저 대형사 안에도 계약직과 프리랜서가 많다.

그래서 보통은 이 방송국 저 방송국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그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아나운서와 아준생의 경계가 모호하단 생각을 했지.




아무튼 나도 내 나름대로의 아준생의 길을 열심히 걸었다.


나는 정말 뒤늦게 아나운서를 도전했다.

이렇게나 외모와 나이로 승부보는 업계를

잘다니던 회사를 떄려치고 29살에 도전했으니 무모함으로는 말 다했지.


솔직히 말하면,

뭐랄까 나도 내가 안될줄 알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쉬쉬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는걸 안친한 동기가 알아버렸을 때의 두려움같은 것들이 기억난다.


엄마도 내게, '너가 내 딸이니까 예쁜거지, 너 TV나올 외모 아냐. 그정도로 안예뻐.' 라고 하셨었지.


그런데 나는 미련과 감정이 많은 타입이라, 하고싶은 일에서도 미련이 긴 타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겠어 나도 그 몇 천대 몇 백대 일 못 뚫을 것 같아.

남들은 공부도 엄청 잘했다는데, 나는 그저 인서울 대학일 뿐이고.

무언가에 그런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으니까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근데

근데 근데 나는

뭔가 내 감정과 미련을 달래기위해서 칼이라도 뽑고 싶어


대학입시할때, 짝사랑하던 어떤 친구에게 눈이 돌아서

내가 당시 성적에는 어려운 SKY 대학을 목표로 했던 적이 있었는데

결국 성적을 올려서 응시를 했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예비를 받고 떨어져서 목표하던 그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내가 성적을 올려서 그 대학을 치기라도 했던 것에 미련이 조금 덜어졌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해보기라도 해보자 했던거지.


그래서 무작정 대형학원을 두드렸다.


솔직히 말해도 되나 내가 다닌 첫번째 대형학원은, 그냥 아나운서 체험판 같았다.

어떤 공부, 어떤 업계든 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학원에서 알려주는 것만 하면 대체로 얻어갈 것은 없다.

내가 더 업계에 대한 적응이 빨라서 미친듯이 정보를 수집하고 연습했으면 좀 달랐을까?

그냥 이런 업계가 있구나 정도로 체감했던 첫번째 대형학원, 나의 취업장려금 그리고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모아놨던 수백만원이 거기 들어갔었다.


난 20대 후반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백수였고, 어떤 소속감도 없는 것이 너무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어서

이어서 다른 학원도 다녔다.


두번째 학원도 꽤 큰 학원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원장님과 상담을 할 수 있었어.

나보고 눈매성형을 권유했었나 했던 기억이 난다.

동의한다 헤헷


아무튼 이렇게 아나운서 학원들을 하나둘씩 다니면서 조금씩 어떤 업계를 초점맞추기 시작했는데

그게 경제다.


나는 10~20대 중, 경제와 연을 맺었던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전공은 물론이고 (공대였음)

교양수업으로도 경제분야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20대 내내 코스피 코스닥도 몰랐던 바보 -


그런 내가 ' 감 히 ' 경제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장벽이 높고, 그런만큼 나이가 좀 많아도 얼굴이 빼어나게 예쁘거나 키가 크지않아도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경제 라는 분야가 아무것도 모르는 내 눈엔 너무 간지나는거야


그래서 이후엔 학원에서도 경제 아나운서 전문반만 수강하거나, 경제아나운서 전문 학원만 다녔다.

다닐수록 느꼈다.

'이거 내가 ..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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