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인도
바라나시의 갠지스는 흐른다는 느낌보다는 부유한다는 느낌이 든다. 강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쪽으로 흐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물위에 떠있는 버띠마저도 인내심을 가지고 살펴보지 않으면 그저 정지해 있을 뿐이다. 흐르지 않는 강이다.
바라나시의 갠지스는 경계가 희미하다. 나는 매일 해뜨는 시각에 갠지스를 보았다. 일주일이면 사흘은 날이 맑고 나흘은 흐리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강과 육지와 하늘의 경계가 확실치 않다. 강물 어딘가에서 해가 떠오른다. 하늘이 아니라.
삶은 방향성을 요구한다. 세상은 명확성을 지향한다. 나는 방향성과 명확성을 잃어 그것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갠지스는 그런건 없다고 말해준다. 바라나시에 온 첫날, 옥상에 올라 갠지스를 보았을 때 희미한 하얀색을 띈 선을 보았다. 나는 그 하얀선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날이 밝으면 그 하얀선의 정체를 확인해보려 했다. 다음날, 밝아지는 강을 보니 하얀선은 그냥 강 너머였다.
그 날은 맑았던 사흘 중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