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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환희 Sep 26. 2015

바다 도착

카타루와, 스리랑카


바다에 도착했다. 미리사 해변에 갔다 썩 마음에 들지 않아 서핑이나 할겸 근처 미디가다 해변으로 옮겼는데 비수기라 사람이 전혀 없다. 쉬면서 구경이나 하자 하고 800루피에 방을 잡고 주인아저씨에게 스리랑카의 상징과도 같은 스틸트 피싱을 어디에서 볼 수 있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3키로미터 떨어진 카타루와를 추천해주셨다. 마을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바다엔 간혹 스틸트 피싱을 하는 이들이 보였다. 카타루와에 도착해서 훑어보니 스틸트 피싱 무리가 보인다. 다가갔더니 사진을 찍는데 돈을 달란다. 나는 절대로 돈내고 사진을 찍는 경우는 없기에 거부하고 자리를 옮긴다. 낌새를 살펴보니 전통 복장을 하고 스틸트 피싱을 하는 이들은 일종의 '쑈'다. 그들은 낚시를 하는게 아니라 스틸트 낚시를 하는 것을 보여줌으로 해서 돈을 받는다. 나는 절대 이런 가짜 사진은 찍지 않는다. 이런 사진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스티브 맥커리가 과거에 찍은 스틸트 사진은 아마 진짜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사진에 매료된 사람들이 늘어난 이후 낚시꾼들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사실 스리랑카에 오기 전부터 스틸트 피싱에 별다른 기대를 하진 않았다. 인도의 사두처럼 모델일 것이 뻔하기에.


사진을 찍지 않고 해는 저물어갔다. 풍경이 아름다워 그냥 앉아 해지기만을 기다렸다. 어두워지자 오리발을 낀 청년이 바다로 들어갔다. 밤 바다를 헤쳐가더니 장대에 앉아 스틸트 피싱을 시작한다. 진짜 스틸트 피싱이 있구나. 전통 복장이 아닌 대충 티셔츠를 입거나, 현대식(?) 반바지를 입거나 하고 스틸트 낚시를 하는 이들이 분명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모델이 아닌 낚시였다. 희망이 생겼다. 스틸트 피싱은 모두 가짜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진짜가 있었다. 아직까지도 그 낚시를 하는 이들이 분명 있었다. 다만, 카타루와에서는 제대로 사진을 찍기 어려울 듯 하다. 진짜가 있긴 하지만 진짜는 좀 먼 바다로 간다. 가짜들만 해변가 근처 사진찍기 좋은 곳에 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본 아항가마의 스틸트 피싱 무리에 한번 기대를 걸어보자.


그건 그렇고...스리랑카의 바다는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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