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경쟁자 사이

벤토타, 스리랑카

by 유환희


코너를 돌자마자 수많은 뚝뚝 기사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동시다발적으로 턱짓과 손짓과 "뚝뚝?"하는 소리가 어지러운 나무줄기처럼 길을 감쌌다. 그들은 한데 모여 카드놀이를 하다가도 눈알을 굴리며 지나가는 손님이 없을까 끊임없이 살핀 것이다. 아마 그 눈알은 옆에 있는 동료의 패를 슬쩍 쳐다보는데도 조금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슬쩍 쳐다보다 들키더라도 "손님 있나 본거여~"하고 둘러대면 그만이니 말이다.

나는 색색의 뚝뚝과 카드놀이를 하는 뚝뚝 기사들을 번갈아 바라보다 말했다.
"나는 파란색이 좋으니 이 차로 갑시다."

잠시 카드 놀이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마도 그들은 이 뚝뚝 정류장(?)의 공식적인 룰인 선입선출법을 따라야 하는지, 파란색이 좋다며 뚝뚝을 지정한 손님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 논쟁을 했을 것이다. 나는 파란색 뚝뚝을 퉁퉁 쳤다. 내 손짓에는 "이 파란색이 아니면 나는 뚝뚝을 타지 않을 것이여"하는 강인함이 스며있었다. 얼마 후, 한 기사가 카드를 내려놓고 내가 두드린 뚝뚝으로 다가왔다. 색을 밝히는 손님의 취향은 존중되었다.

파란색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싼 놈을 찾다 중고로 구입한 게 그냥 파란색인지 어찌 되었건 파란색의 뚝뚝을 소유한 기사가 내려놓은 카드는 아주 자연스럽게 뒤에서 구경하던 다른 뚝뚝 기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패가 좋은지, 아니면 아까 구경하면서 옆에 있던 패를 슬쩍 봐서 좀 되겠다 싶었는지, 아니면 애초에 이 카드놀이는 이기고 지고 상관없이 그저 시간만을 때우기 위한 것이었는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카드를 쥐었다. 기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내게 주었던 눈길을 거두고 카드놀이에 집중했다.

뚝뚝에 시동을 걸고 큰 길로 향하는데 내가 떠날 그 길로 향하는 두 명의 여행자가 보였다. 카드에 집중하던 뚝뚝 기사들의 눈알이 다시 구르기 시작했다. 큰길로 들어가자마자 동시다발적으로 외치는 "뚝뚝?"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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