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노력은 열정이 아니다.
일명 나그네 쥐라 고도 불리는 '레밍'은 북유럽 스칸디아비아 반도에 사는 작은 쥐로
디즈니의 다큐멘터리 영화 '하얀 광야(White Wilderness)'에서 수십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장면으로 유명해졌다.
번식력이 좋은 이들은 금세 큰 집단을 이루고 이동하는데, 곡선으로는 움직이지
못하고 직선으로만 움직인다고 한다.
실제로 '레밍스'란 게임을 해보면 레밍은 직선으로밖에 움직일 수 없고,
직접 레밍의 움직임을 컨트롤할 수는 없다.
단지 무엇을 할 것인가만 정할 수 있고, 레밍들은 계속 움직이면서 누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서 직진할 뿐이다.
무리 중 한 마리가 막연히 어느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면 주변의 몇 마리도 이유 없이 뒤 따라 뛰기 시작하고 금세 큰 무리가 영문도 모른 채 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직진만을 하다 보면, 어느 날엔가는 마침내 바다나 강이 나타난다.
앞에 위험이 있단 사실을 알아도 앞의 레밍은 뒤에서 밀리므로 멈출 수가 없다.
뒤의 레밍들은 앞의 레밍들이 가니까
놓칠세라 달리는 것을 멈추질 않는다.
결국 레밍들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무리에 밀려 집단 자살을 하게 된다.
이러한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 하는 행동을 '레밍 효과 (Lemming effect)'라 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수 혹은 대부분은 합의에 의해 옳은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이는 인습적 지혜이다. ‘모든 사람들이 X를 진실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므로 X는 진실임에 틀림없다.’는 식이다.
우리는 보통 의심 없이 가족, 친구, 동료와 주변 문화로부터 합의된 진실을 받아들인다. 무리의 뒤를 쫓아 모두가 호수로 뛰어들어 빠져 죽는 나그네 쥐, 레밍의 시대정신을 형성하는 것이다. 무리를 쫓으면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집단이 믿는 진실은 논란의 여지도 없다. 틀려도 자신의 어리석음이 드러나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들 조차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진실 여부를 가늠하는 6가지 기술 중 '합의')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 스탬피드 현상(Stampede phenomenon)이 있다.
스탬피드 현상(Stampede phenomenon)은 원래는 소떼나 말이 질서 정연하게 이동하던 중 한 두 마리가 뛰게 되면 나머지도 덩달아 뛰게 되어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폭주 사태가 벌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레밍 현상과의 차이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고 자신들 스스로 의지와 목적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시장에서 잘 보이는 건 생각을 마비시키는 것들이다. 대부분의 그것들은 합의된 거짓들이다.
'남들은 저렇게 하고 있는데' 하는 '두려움'에 자신의 의지와 목적을 착각하고 준비한 적은 없는가?
남들이 대기업을 지원하니까.
스펙은 무조건 많으면 좋다니까.
남들이 옳다고 하니까.
합의된 거짓을 받아들인 적은 없는가?
남들과 비교하며 '두려움'에 쌓인 당신은 오늘도 이력서에 한 줄 더 해줄 자격증이나 대외활동을 좇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불합격 이유를 스펙 탓으로 돌리며 “또, 뭘 더해야 하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스펙은 Over Spec이 아닌 직무에 필요한 수준인 On Spec이면 된다.
정작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 가 아니라 '무엇을 왜 했는가' 와 '무엇을 왜 하고 싶은가'이다.
달림은 방향이 있을 때 오히려 빠르다.
방향이 없다면 과도한 스펙 쌓기로 정작 '직무적합성'을 만들지 못해 불합격한다거나
설령 취업했다고 한들 한숨 쉬며 이직을 준비할 것이다.
상담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을 크게 3 분류로 보면 의존형, 현실형, 미래형으로 나누어진다.
의존형은 선택을 남에게 미룬다.
이들은 부모가 시키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한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으면 남의 뜻대로 살게 될 뿐이다.
현실형은 돈이 최고다.
이들은 당장의 취업이 목적이고 미래에 좋을 것보다
당장의 필요한 돈과 단기적 만족에 집중한다.
'의존형'과 '현실형'에게는 명확한 방향과 목적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곳이라
생각되면 지원하기 바쁘다. 안되면 그 즉시 스펙 부족이라 판단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스펙을 찾는다.
그저 묻지 마 지원과 스펙의 노예로 살아갈 뿐이다.
결국 취업의 마지막 선상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해 대부분 불합격을 맛보게 된다.
미래형은 명확한 방향과 목적지가 존재하며, 미래의 가장 좋을 것을 선택한다.
이들의 취업준비는 먼저 직업계획을 세우고 미래에 해야 할 것을 설계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만들어 간다.
미래형은 목적지가 분명하다. 경력의 지도가 있으며, 경력의 최종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 어떤 경력을 거쳐야 하는지도 분명하다. 그들에게 직장은 돈을 벌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의 개념을 갖으며,
첫 직장은 다음 경력을 가기 위한 경로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결국 취업의 마지막 선상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합격을 맛보게 된다.
이제 그만 레밍의 무리에서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왜 원해왔고, 무엇을 왜 원하고 있는지의 생각을 토대로 원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그리고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한 경력 경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고민하고 계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