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오랜만입니다.
몸이 나아져서 영원히 브런치를 들여다볼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저는 백수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얘기는 쪼금밖에 없고 나머지는 다 나쁜 얘기뿐입니다. 좋은 근황을 들고 오고 싶었는데, 좋은 근황을 들고 오려면 브런치에 2026년쯤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서요…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요, 어쩌면… 어찌 되었든.
나쁜 얘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일단 보육실습을 중도포기했습니다. 저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지 못 하고 졸업했습니다. (헐, 그럴 거면 대학 왜 감….) 국취제도 중도포기했습니다. 이건 한 번 중도포기하면 3년 동안 재참여를 못 한답니다. 아이고, 나랏돈을 빼먹을 기회가 다 날아가네….
이유는 역시 요통 때문입니다.
요통인지 방사통인지 뭔지 하여튼. 그 고질적인 허리병이 재발해서. 그냥 재발이 아니고 백투더 2019 수준의 통증이 돌아와서. 저는 겁에 질렸고 모든 걸 포기했습니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걸 포기하진 않았고요. 전에 그랬던 것처럼 차근차근 희망을 잃고 울고 짜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를 골라내야 했습니다.
저는 지금 거의 앉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앉아있을 수가 없다는 게 무슨 소린지, 저 또한 최근까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냥 앉는 게… 어렵나? 앉아서 뭘 하라는 것도 아니고… 앉는 게. 그런데 진짜로 앉는 게 어렵습니다. 30분 이상 앉으면 허벅지와 엉덩이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고(※지금은 이 정돈 아님), 왼쪽 다리에 감각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집니다.
여태까지 그래왔듯 이유도 없었습니다.
척추전문병원과 대학병원을 아무리, 아무리 돌아도….
미친… 또 섬유근육비슷한뭐시기통인가… 아님 디스크 내장증인지 뭔지 그건가… 치료법도 없는데 병의 이름을 안다고 무슨 소용이 있나… 진짜 죽는 날까지 죽도록 아프면 어떡하지… 괜히 브런치에다가 입방정을 떨어가지고….
취업은 요원한데 재발의 기미가 보이자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오만가지 병치레를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앞으로 브런치에 천천히 써보려고 합니다. 남들이 도움을 받으면 좋고 저도 글을 정리하면서 좀 도움을 받는 면이 있으니까요.
앗,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정신적인 문제는 많이 나아져서 예전보다 마음은 평온합니다. 약도 무지무지 줄어들어서 조만간 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태입니다. 정신적인 문제를 대부분 걷어내고도 이 정도로 아플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네요 진짜.
그럼 평온하고 맑은 정신으로 간간히 써보겠습니다.